기업 투자부진·내수 진작 깜깜
민간일자리 감소 심각...고용 양극화도 심화
2019-09-1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이 지난달에 이어 악화된 지표를 내놓으면서 올해 하반기 고용시장에도 어두운 전망들이 나온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7월 고용통계 결과에 대해 상용근로자 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어나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에도 상용근로자 수는 지난해 8월 대비 27만8000명(2.1%)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 강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책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시간별 근로자의 증감을 보더라도 고용의 질이 나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올 8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 이 중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근무하는 취업자 수는 977만5000명이다. 지난해 대비 136만8000명(16.3%) 늘었다. 특히 주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올 8월 183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6.1%로 증가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올 8월 1651만3000명으로 136만6000명 감소했다. 고용동향 통계에는 나오지 않지만 근로시간의 감소는 근로자의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향후 경제전망을 고려했을 때 고용시장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 부진을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고용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어 빠른 경기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봤지만 일자리 엔진인 민간기업의 투자부진은 고민할 부분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기계류 수입액의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설비투자 부진은 지속되고, 토목부문과 건축부문의 투자 감소세도 본격화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소비 관련 지표는 다소 회복됐지만 해외소비 비중이 적지 않다. 여기에 한국 경제의 하강신호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7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 Composite Leading Indicator)는 99.17로, 지난달 대비 0.19포인트 떨어졌다.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