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업자 증가폭 3000명에 그쳐...靑 "경제 체질 바뀌며 수반되는 통증"

청년 실업률 10%돌파 / 경제허리 40대 일자리 27년만에 최대 감소

2019-09-12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8월에도 취업자 수가 3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고용참사’로 지적받은 지난달보다도 악화 됐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어든 게 다가 아니다. 민간부문 일자리나 가계 경제를 책임지는 3·40대의 고용감소 등 경기부진 징후가 눈에 띈다.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고, 내수 소비는 활기를 못 찾아 ‘소득주도성장’이 과도기에 놓였다. 청와대는 경제 체질 바뀌며 수반되는 '성장통'이라는 반응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취업자수가 1만명 감소한 이후 최저치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악화됐다. 고용률(60.9%)이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4.0%)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 수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이 10%로 19년 만에 '8월 기준' 최고치였다. 통계청은 방학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맞아 청년층이 음식·도소매업 등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커져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도 27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40대 근로자가 주로 근무하는 제조업·건설업 경기 둔화와 함께 임시·일용직 고용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017년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40대 남성 임금 근로자의 약 30%는 임시직이다. 이날 통계에서 최저임금을 직접 적용받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숫자는 8월 각각 18만7000명(-3.7%), 5만2000명(-3.6%) 감소했다. 17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가 증가하는 등 일자리의 질도 악화됐지만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부진이 무엇보다 큰 문제로 꼽인다. 실제로 올 8월 사회복지 부문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14만 4000명이지만 민간부문의 주를 이루는 제조업과 사업지원업 등은 각각 10만5000명, 11만7000명 취업자수가 줄었다. 사회복지 부문의 일자리 증가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기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영세자영업자의 고용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종업원 없이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4000명 감소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 1000명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있던 고용원을 해고했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가폭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용악화는 소득재분배에도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가계동향에서도 1,2,3분위와 5위의 '근로소득' 격차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양극화 심화를 해소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에게도 아픈 손가락이다. 이날 고용지표 악화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