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케이블 TV’ 모험 성공할까
MBC에브리원 “‘19세 이상 관람가’ 프로그램은 없다”
에브리원, 건강한 웃음으로 승부…“선정성, 폭력성 배제한 ‘클린채널’ 만들겠다”
일각 “케이블 특성 죽인 케이블TV 시청자 이목 못 끈다”…“곧 퇴색될 것”
지난 15일 영화 전문채널 MBC무비스가 버라이어티?드라마 전문채널 MBC에브리원(이하 에브리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외화 수입가격이 높아지고 자체제작 없이 외화에 의존하는 유통 채널로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브리원측은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넘버원 채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케이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선정성을 배제한 ‘클린채널’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소 충격적이지만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지상파에서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케이블 방송의 특징을 배제한 에브리원이 케이블 방송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에브리원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을 선정성 시비에 휘말릴 염려가 없는 선에서 제작하겠다는 것. 그러나 타 케이블 채널들이 선정성과 폭력성을 띤 프로그램들로 화제가 되면서 시청률 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어 선정성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에브리원의 비전은 다소 무모해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채널 전환을 추진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선정성 배제’였다. 그러나 다른 방송들과 차별성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엔 시간이 걸리겠지만 온 가족이 마음 놓고 볼 수 있는 채널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체제작프로그램도 ‘지상파 따라잡기’ 일색
버라이어티쇼 70%, 온 가족이 함께 즐겨라(?)
에브리원이 채널 전환을 선언하면서 또 한 가지 공표한 것은 채널명 그대로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청자 중심의 버라이어티?드라마 채널이 되겠다는 것. 케이블방송 초창기 때에는 장르별 특화된 채널이 주를 이뤘다. 영화나 음악전문 채널을 비롯해 스포츠, 게임, 드라마, 여성, 어린이, 다큐 등 특정 시청층을 겨냥한 매니아층 포섭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이 같은 케이블 시장에 자체제작 중심의 버라이어티 채널 tvN이 등장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케이블방송의 2차 진화를 꾀하고 있는 에브리원은 20~40대를 주시청타겟으로 잡고 10~50대에 이르는 모든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버라이어티 채널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그러나 이러한 계획과 달리 에브리원 채널편성을 보면 젊은 연령층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장미의 전쟁> <김호진의 쿡&톡> 등 자체 제작하는 몇몇 프로그램들을 제외하면 MBC 본사 컨텐츠, 해외구매 컨텐츠의 대부분이 10~20대 취향의 버라이어티쇼가 대부분이다. 당초 에브리원측이 버라이어티 부문이 전체 프로그램의 65~70%에 육박한다고 밝혔지만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채널’을 표방하기엔 쇼프로그램 위주의 편성은 고연령층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케이블 채널의 후발주자인 에브리원이 선정성과 폭력성을 배제한 ‘건전한’ 가족 오락 채널이라는 콘셉트로 성공한다면 케이블의 선정성을 순화시키는 견인역할을 할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