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가 다가구주택 1500명 세무검증 착수

임대사업 세제혜택 악용 투기세력 엄단

2019-09-1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국세청이 탈루가 의심되는 다주택자·고가 임대소득자에 대한 세무검증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추정임대수입금액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한 임대수입 금액과의 차이가 고액으로 탈루 혐의가 큰 1500명이 대상으로, 임대사업 세제 혜택을 악용한 투기세력을 잡아내기 위한 세무검증이다.이번 검증대상에는 2주택 이상자이고, 자료로 확인한 연간 추정 수입금액이 고액으로 파악되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은 고액 월세 임대인이 다수 포함됐다. 그 예로 A씨는 전국 각지 아파트 60채를 친인척 등 타인의 명의로 보유하고 임대하며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월세 등 임대수입 7억여원 신고를 누락했다. 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자 일부 아파트를 매도하며 가상의 건물수리비를 계상, 양도소득세도 탈루했다. 용산 부근에 고급빌라 17채를 보유한 B씨는 외국인 주재원 등을 상대로 통월세 장사를 했다. B씨는 보증금 없이 고액의 월세를 선불로 받으면서도, 외국인이 월세세액공제(월세로 낸 금액의 10%까지 세금에서 깎아주는 제도)를 신청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주택임대 수입금액을 전액 신고 누락했다.국세청은 검증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이 보유한 정보 등을 연계한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처음으로 활용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내년부터 시행될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전면과세를 앞두고 과세인프라를 추가할 필요성이 매우 큰 시점”이라고 했다. RHMS에는 개인별 주택보유 및 임대현황, 추정임대료 등 각 행정부처에 흩어진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과거 검증 땐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 월세세액공제자료에만 주로 의지해야 했던 것에서 자료 활용 폭이 커진 것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기초자료를 연계해 주택 임대인의 연간 임대소득을 추정, 탈루혐의가 큰 1500명을 선정했다.국세청은 검증 과정에서 탈루 규모가 큰 경우 세무조사로 전환해 세금 추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대사업 세제 혜택을 악용한 투기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국세청 관계자는 “고소득 주택임대업자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세원관리를 철저히 해 세금탈루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RHMS 외에 추가로 법원으로부터 전세권·임차권등기자료도 수집해 주택임대소득자료를 확충함으로써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