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노 대통령 지인 소유 건물 특혜매입 의혹
2007-10-18 최봉석 기자
고용지원센터 활용에 부적합 건물 매입…순위 변경 밥 먹듯
지청 의견 무시한 노동부 독단적 행정 처리, 타당성 검증불가
[매일일보닷컴] 노동부가 고용지원센터 매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인들에게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고 국회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고희선 의원이 주장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고 의원은 지난 18일 노동부 국정감사에 앞서 ‘노무현 정권式 신종 지능형 특혜의혹’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부가 추진 중인 고용지원센터 매입 사업과정에서 현재까지 매입된 모든 건물에 대해 조사를 해본 결과, 건물들의 소유주가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대통령 지인(최측근)으로 확인됐다”며 “5개 건물이고 753억원에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총 6천598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모두 72개의 고용지원센터를 매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의 재원이 고용보험기금이고 기금 수입 대부분이 사업주와 근로자가 내는 고용보험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예산을 편법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매입대상 건물이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주민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위치해야 하고, 각종 노동행정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만한 면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부 지역에서 ‘불필요한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도 적발돼 노동부가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고 의원은 먼저 노동부가 민주평통 제12기 포항지역 자문위원인 황모씨의 건물을 포항고용지원센터(경북일보 사옥)로 매입(매입가격 65억 2천700만원)하면서 5층 건물 이외에 1층짜리 부속건물까지 포함했다고 주장했다.그는 “고용지원센터 자체청사 매입사업은 ‘건물신축’이 아닌 ‘청사 매입’사업이기 때문에 부속토지와 부속건물, 특히 1층짜리 단독주택을 매입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노동부는 부속건물까지 매입했다”며 “단독주택은 민원인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고용지원센터의 목적으로 부합되지 않으며 이는 불필요한 매입”이라고 주장했다.노동부, 방만한 운영하나?
그는 특히 “포항지청이 노동부에 보낸 ‘물색보고서’를 통해 총 3개의 매입대상 후보건물을 보고했는데, 이 중 황씨 소유 건물을 제외한 2개의 건물은 모두 예식장이었다”면서 “노동부가 고용지원센터 활용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 가운데 예식장 건물은 단 한 개도 없었다는 점에서 봤을 때 이는 황씨 소유 건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주장했다.고 의원은 또 민주평통 제12기 서울 중랑지역 자문위원인 장모씨의 건물의 경우 도심의 최외곽에 위치해 민원인의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2층짜리 단독주택(부속건물)까지 포함해 보령고용센터로 매입(가격 60억 7천400만원)했다고 지적했다.고 의원은 “민원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 중심가에 고용지원센터가 위치하는 것은 당연하며 다른 지역의 고용지원센터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령고용지원센터 활용목적으로 노동부가 매입한 ‘에이스빌딩’은 도심이 아닌 도심의 최외곽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도심 최외곽 위치하기도
특히 이 건물의 경우 1차보고(06년8월29일)에서는 3개의 매입후보대상 건물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2차보고(06년12월1일)에서 1순위로 보고되고, 이날부터 6일 뒤(12월7일)에 매입대상 건물로 확정된 것으로 드러나 ‘급박한’ 행정처리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의원은 이밖에 민주평통 제12기 대구지역 자문위원인 이모씨의 건물(장교빌딩)은 당초 매입 2순위였지만 다른 건물에 대한 추가 물색을 하지 않고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로 매입(가격 448억 8천500만원)했다고 주장했다.고 의원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 2006년 10월13일 노동부에 ‘청사 선정심의(안)’을 보내면서 1순위로 대우조선해양빌딩을, 2순위로 장교빌딩을 각각 추천했으나 2주 후인 10월17일 노동부는 2순위였던 장교빌딩을 매입대상 건물로 확정했다는 것.이에 대해 고 의원은 “1순위 후보건물이 최종 매입대상 건물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본부가 다시 해당 지청에 추가 물색을 지시하는 것이 통상의 절차”라며 “그러나 본부는 당시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이씨 소유의 빌딩을 선정했다”며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고 의원은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친분이 특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노 대통령에게 지난 6월8일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원광대학교 윤여웅 이사장(제일건설 대표이사)의 건물을 전주고용지원센터(제일빌딩)로 매입(가격 115억400만원)할 때도 ‘편법’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편법’ 동원 의혹 모락모락
그는 “노동부과 건물 소유주인 윤여중이 지난해 12월27일 체결한 변경 매매계약의 세부내역에는 건물ㆍ토지뿐만 아니라 24억 5천245만원의 동산이 포함돼 있다”며 “사무실의 집기 일체, 디지털고속복사기, 도서, DVD 등이 동산 내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산은 건물의 수선공사과정에서 (주)제일건설측이 구입한 것”이라며 “고용지원센터가 향후 자산취득비로 집행해야 할 예산을 매매계약금에 포함시켜 편법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이 외에도 공기업인 기술신용보증기금 빌딩도 준공된 지 14년이나 지난 건물로서 ‘매입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안산시청이 노동부에 보고한 공문에 명시돼 있는 등 2순위 후보건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매입을 최종결정했다며 그 과정에 ‘불공정한’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고 고 의원은 주장했다.고 의원은 이에 따라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현재까지 매입된 모든 건물매입과정을 철저히 수사할 경우 상당한 문제점이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또 “노동부가 부당하고 불공정한 절차로 특정 인물 소유의 건물을 매입하는 등 방만한 재정운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