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을 살다보면 어렵고 번거로운 일을 ‘누가 대신 알아서 다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은퇴 후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노후준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먼 훗날의 일이라 소홀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고 어렵게 연금상품에 가입해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하더라도 어디에 투자할 지, 언제 환매할지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물가상승률 1.94%에도 못 미치는 1.88%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렵게 시작한 노후준비 상품의 수익률을 올릴 방법은 없을까? 최근 은퇴 및 노후준비를 위한 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타겟데이트로 하여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펀드다. 미국의 경우 2016년말 기준으로 운용규모가 1000조원을 넘을 정도로 노후준비를 위한 대표적인 상품이지만 국내에는 2016년에 본격 출시됐다. 하지만 올 8월말 현재 국내 TDF의 순자산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에만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한다. 최근 개정된 퇴직연금감독규정에는 퇴직연금 자산의 TDF 투자 가능 비중을 100%까지 확대해 앞으로 더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TDF의 특징은 세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투자자의 연령에 따라 생애주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둘째 다양한 지역과 자산의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분산 및 추가수익을 추구한다. 셋째 투자자 대신 펀드가 자체적으로 채권·주식 비중조정 등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시행해준다. TDF상품은 은퇴시점에 따라 5년 단위로 상품이 출시돼 있다. 펀드명에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 식으로 목표 은퇴시기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은퇴시기가 2033년과 같이 제시된 상품의 은퇴기간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라면 본인의 성향이 좀 더 적극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큰 2035펀드로 좀 더 보수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작은 2030펀드로 선택하면 된다. TDF상품은 장기간 투자되는 연금상품이므로 투자자가 부담하는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도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줄어든 비용에 장기 복리효과가 적용된다면 그 차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 8월 한국경제TV가 주요 운용사들의 TDF상품에 2045년까지 27년간 매달 30만원씩을 투자해 연4%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펀드에 들어간 비용이 운용사별로 많게는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낮은 투자비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상품이 같은 TDF라 하더라도 운용방식이나 투자비중, 수익률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