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 "캐피탈사 취급수수료 폐지·고금리 대출 인하해야"
2012-08-30 박동준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신용카드사 및 캐피탈사 CEO와의 조찬간담회에서 일부 캐피털 사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권 원장은 이날 "일부 캐피탈사는 여전히 0.7∼1.5% 취급수수료를 부과하고 30%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면서 "여타 캐피탈사와 마찬가지로 취급수수료를 폐지하고, 최고금리도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권 원장 취임 직후 카드사 CEO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로 여신금융협회장과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CEO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권 원장은 또 카드 가맹점과 신용카드 회원 관련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 및 소비자권익 강화'를 강조했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지난 2007년 이후 5차례에 걸쳐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했지만, 가맹점들의 체감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전제에서 출 발했다.
권 원장은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수수료율 차등적용 기준에 대한 불만도 팽배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그동안 카드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가맹점(특히 중소형 가맹점)의 권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일업종내 수수료율 차등 적용기준 등 전반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재점검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회원과 관련해서도 카드회원에게 부과되는 각종 수수료·금리 중 불합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장은 특히 "고객의 신용도에 비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은 리볼빙서비스의 금리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신용판매 리볼빙은 현금서비스 리볼빙보다 예상손실률이 낮음에도 대부분 동일한 금리(5.9∼28.8%)가 적용되는데, 신용판매 리볼빙의 경우에는 현금서비스 리볼빙보다 금리를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의 카드사도 신용판매 리볼빙은 현금서비스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실례로 들었다.
또 약정금리에 비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은 신용카드 연체금리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권 원장이 제시한 연체금리 체계 개선안 예시를 보면 약정금리 17.9% 미만은 24.0%, 17.9% 이상은 29.9%의 2단계로 이뤄진 현행체계를 17.9% 미만은 21.9%, 17.9∼21.9%미만은 25.9%, 21.9% 이상은 29.9% 등 3∼4단계로 세분화했다.
아울러 카드 해외사용시 부과되는 이자 성격의 환가료(통상 이용금액의 0.1∼1.0%)는 부과 근거가 부족해 폐지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카드사들의 사회공헌활동 확대도 강조했다.
권 원장은 "카드사는 금융소비자에게 지급결제의 편의성, 신용공여, 부가서비스 제공 등 많은 편익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 고객을 현혹하는 무리한 마케팅 등으로 인해 부정적 측면이 더 크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
이에 따라 카드사는 수익성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경제적 약자인 가맹점 및 카드회원과 함께 상생한다는 자세로 사회공헌활동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여신금융협회에 설치된 '사회공헌기금'(매년 200억원 목표)을 통해 서민 및 중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달라고 했다.
앞서 권 원장은 최근 카드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카드시장은 감독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중 이용실적 및 자산 증가가 둔화되면서 안정적인 증가세 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용카드의 이용실적 증가율은 2.4%로 지난해 하반기 7.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또 신용카드 자산잔액 증가율도 올 상반기 1.3%로 지난해 하반기 10.9%에 비해 대폭 낮아지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7월 이후에도 카드사가 외형지표(카드대출, 이용한도, 카드 수, 마케팅비용) 증가율을 낮게 관리하면서 영업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 신용카드 자산잔액은 76조원으로 전달 76조6000억원에 비해 6000억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권 원장은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카드사에 대한 관리를 지속할 방침이다.
권 원장은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억제로 카드대출이 빠르게 증가할 경우, 자산건전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카드사들이 '풍선효과'로 인해 카드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띠라 저신용 다중채무자(7등급이하, 금융권대출 3건 이상 보유자 등)에 대한 현금서비스/리볼빙서비스 한도의 단계적 축소, 카드론 승인기준 강화 등을 당부했다.
현재 금감원은 주요 카드사의 카드대출 취급상황 일일 점검 중에 있는데 카드사 역시 외형지표별 자체 목표 증가율 범위내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외형지표 증가 추이를 밀착 점검하고, 이상징후 발생시 특별점검도 실시 예정이다.
아울러 권 원장은 "최근 금융회사, 인터넷 포탈사이트 등에서 대규모 고객정보가 해킹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해킹으로부터 고객정보를 보호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IT보안 인력·예산 지원 등 CEO의 관심과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