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블랙 vs 꼬꼬면 '희비교차'

2012-08-30     류지수 기자
[매일일보] 올해 새롭게 선보인 라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농심 '신라면블랙'은 출시 4달 만에 생산을 중단한 반면, 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꼬꼬면'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생산을 시작한 꼬꼬면은 한 달만인 지난 26일 생산량이 80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첫 달 매출액은 출고가 기준으로 약 56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출시 첫 달 20~30억원의 매출을 넘으면 히트상품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꼬꼬면의 성적은 초대박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는 한국야쿠르트 자체 목표 매출액인 3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야쿠르트는 여름이 최대 성수기인 팔도비빔면의 생산량을 맞추느라, 꼬꼬면의 수요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꼬꼬면의 생산량을 현재 20만개에서 45개만까지 대폭 늘리면서 매출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꼬꼬면의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해 다음달에는 1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꼬꼬면의 흥행돌풍은 업계 지각변동까지 예상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3위인 오뚜기(1700억원)와 한국야쿠르트(1600억원)의 매출은 약 100억원 차이. 올해 꼬꼬면의 돌풍이 이어질 경우 야쿠르트가 오뚜기를 제치고 무난히 3위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업계 1위 농심은 신라면블랙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30일 밝혔다.

신라면블랙은 4월 출시 첫 달 9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후 5월 60억원, 6월 30억원, 7월 20억원으로 감소하며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둔 탓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블랙은 재료비가 비싸 한달에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농심 측은 생산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

특히 공정위가 신라면 블랙의 성분조사 결과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는 농심의 광고가 과장됐다고 판단한 것도 라면 이미지 하락과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신라면블랙의 당초 계획했던 해외 수출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농심 관계자는 "첫달인 4월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8월에는 4분의 1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적자구조를 계속 가져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기대를 크게 했었지만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대로 해외 수출을 강행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라면블랙과 꼬꼬면은 타깃층이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신라면이라는 '국민라면' 브랜드를 등에 업고 출발한 신라면블랙과, 닭고기 육수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꼬꼬면의 성적은 기대를 뒤엎는 결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