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단 소리개 기획공연 '취향: 소리에 취하다' 10일 올림픽공원 무대오른다

2019-10-0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악단 소리개가 10월10일과 11일 양일간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2년만의 기획공연을 갖는다. ‘취향: 소리에 취하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그간 소리개가 국내외에서 선보인 곡들 중에서 특별히 관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하이라이트 레퍼토리와 새롭게 창작된 곡들로 구성됐다.
소리개는 소리꾼 서명희와 사물놀이 상쇠인 이영광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11년 창단된 단체로 법고창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악의 외연을 확장하고 음악적인 가능성을 넓히자는 목적에서 창단됐다. 소리개의 음악은 특히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Sound Concert’라는 부제를 붙인 것처럼 이번공연을 통해 우리음악의 선입견을 벗어버리고 한국판 월드뮤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 전 그동안 소리개의 음악적 결실을 총 정리한 음반이 처음으로 발매됐다. 또한 이번공연은 팸스 링크에 선정되어 같은 기간 중에 열리는(10월7일~12일) 서울아트마켓을 방문할 외국인들에게도 사전 홍보되고 있어 글로벌 무대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소리개의 음악은 항상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왔다. 일단 멤버 구성에서부터 독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고유의 음악인 판소리와 사물놀이에 재즈악기의 파트인 드럼, 베이스, 피아노, 색소폰이 더해져 새로운 악기편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같은 국악이지만 판소리와 사물놀이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전통적인 판소리는 고수의 장단으로만 창자가 노래하고 그에 집중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타악기의 에너지가 극대화 된 사물놀이와 결합하기 위해선 많은 음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또한 주로 재즈를 연주해온 다른 멤버들도 재즈가 아닌 우리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개만의 음악적 특징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년간의 실험을 거쳐 왔다. 재즈에 익숙한 연주자들이 직접 국악장단과 선율을 익히며 새로운 장르에 가까운 음악을 만들었고 사물놀이 역시 흥겹게 연주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멜로디악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풍성한 울림이 있는 사운드를 개척해 낸 것이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해외무대에 나섰을 때 더욱더 외국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취향은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판소리와 역동적 울림과 장단을 가진 사물놀이, 또 다른 차원의 한(恨)의 소리인 재즈가 모여 음악의 길을 만들어낸다. 우리와 가까운 삶의 소리가 독창적인 앙상블로 탄생되며, 이 예술적 앙상블이 전문적인 무대기술과 만나 미래지향적인 공연예술을 선보일 것이다.소리개의 공연은 볼거리가 풍부하다. 기존의 음악공연이 가진 지루함을 걷어내고 곡목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그에 걸맞게 영상이 합쳐져서 공연의 자연스러운 기승전결을 만들어 낸다.이번 공연의 김성태 연출은 연극연출가로 수년간 소리개의 공연과 함께하며 무대장치 및 조명 의상 등 소리개 공연만의 독특한 양식을 고민해 왔다. 특히 소리개의 대표레퍼토리인 ‘길’이라는 작품에서 기존의 국악공연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무대연출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취향공연의 공연장인 K-아트홀은 돌출무대 형식이어서 관객과 더 가까이서 호흡하는 색다른 맛의 무대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