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들 통해 비자금 조성한다?
<초점>김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그룹 비자금 차명계좌
2008-10-29 오종택 기자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이 임원 명의 차명계좌를 개설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해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김 변호사 명의로 조성된 비자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9일 공개한 삼성그룹의 김용철 변호사 명의 비자금 조성규모는 모두 50여억원에 이른다.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을 통해 개설된 계좌의 경우 지난해 이자 소득만 무려 1억8000여만원이 발생했고, 소득세는 2500만원에 달한다. 김 변호사 명의의 계좌였지만 보안계좌로 분류돼 조회가 불가능해 정확한 예금규모는 알 수 없으나 이자율에 따른 예금액을 추정하면 총 50억원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우리은행 모 지점에서 확인한 결과, 이 계좌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으나 5일 뒤 우리은행의 다른 지점에서 계좌조회를 한 결과 계좌 존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10월19일 이 계좌 조회를 한 것이 삼성 쪽에 알려짐으로써 아예 계좌 존재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삼성센터 지점에서 최근까지 김 변호사 이름으로 개설된 계좌번호 1002-635-XXXXXX의 계좌에 17억원의 돈이 예치돼 있었다. 올 8월27일 만들어진 통장에는 17억원이 입금됐고 다음날인 28일에 '삼성국공채 신매수' 자금으로 빠져나갔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신기한 것은 김 변호사는 올 7월 주민등록증을 분실해 8월초에 재발급 받았는데도 자신의 동의 없이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가 내놓은 자료 가운데 굿모닝신한증권 도곡지점에서 보낸 '주식잔고확인요청서'서에는 김 변호사의 명의의 주식계좌에 지난 2004년 11월4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 6000주(26억원 상당)가 있었다. 이밖에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을 비롯해 국민, 하나은행 등에 김 변호사 이름으로10여 개의 계좌도 있다. 사제단은 "삼성그룹이 임원들의 명의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며 "검찰이 철저한 실체 규명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