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昌 출마 막으려 전방위 압박

2008-10-29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재출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견제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 전 총재가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이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등 출마가 코앞에 다가오자 이명박 후보의 측근들이 진화에 나선 것. 한나라당 서울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인 맹형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누가 이회창 전 총재를 욕되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일축했다. 맹 의원은 "오늘 이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설로 대통합민주신당이 들뜬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언론기사를 접하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며 "이 전 총재가 실제 선거에 나와 한나라당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한나라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은 신당이 꼽는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는 두 번이나 한나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고 본인이 이루지 못한 정권교체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원로의 길을 가고 있는 분"이라며 "이 전 총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이 분열될 것이라는 것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려는 자들의 요행심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맹 의원은 또 "국민들에 대한 죄스러움에 흘린 눈물이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원과 국민이 선출한 이 후보를 중심으로 분열되지 않고, 정권교체를 향해 정진하는 것으로 이것이 이 전 총재의 진정한 속마음"이라며 "1997년, 2000년 대선 실패의 처절함을 당원들과 함께 맛본 이 전 총재가 자신이 당한 뼈아픔을 한나라당에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대위 고문을 맡고 있는 박희태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 전 총재의 출마설과 관련, "이 전 총재가 국민의 뜻을 누구보다 무게 있게 받아들이는 분"이라며 "대다수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통찰하고 있는 선상에서 훌륭한 행보를 하지 않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출마설과 관련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고, 언론에서도 약간 키우는 면도 있을 것"이라며 "수학공식처럼 답이 정치판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필요하다면 이 전 총재를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앞서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상득 부의장도 이회창 전 총재를 만나는 등 출마설과 관련된 기류를 탐색하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견제했다. 출마설이 불거지기 전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을 방문했던 이 최고위원은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이 전 총재도 잘 안다. 두 번의 출마 경험도 있는 분이니 흔들리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지난 1년 반 동안 당원과 국민은 검증을 거쳐 이 후보를 '1등 대선 주자'로 택한 마당에 이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게 옳은지 직접 출마하는 게 옳은지 판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구성원이 방해를 해 당이 정권 교체에 실패한다면 그는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당의 구성원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도 지난 24일 이 전 총재 측근들의 모임인 '함덕회' 만찬 행사에 참석해 이 전 총재측 분위기를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함덕회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선대위'의 핵심 10여 명이 대선 패배 뒤 결성한 친목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의장은 "정권교체를 앞두고 보수 진영의 분열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이 전 총재와 가까운 함덕회 회원들이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사모, 昌출마 '무기명 투표' 진행…80% 지지   
 
이처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이 전 총재 출마 지지여부를 놓고 무기명투표에 들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투표에서 29일 오후 6시 현재 투표 참여자 389명 중 ▲이 전 총재 출마 지지(박 전 대표로의 후보 교체 위한 전략적 지지 포함) 80%(313명) ▲이 전 총재 출마 반대 2%(10명) ▲박사모 입장 표명 반대 14%(57명) 등의 입장을 나타냈다. 정광용 박사모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각종 언론을 살펴보면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 간 느낌"이라며 "박사모 회장단은 사안이 너무 크고 무거워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직접 듣고자 전체 정회원님들을 상대로 무기명 비밀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지금 행하고 있는 투표는 참고용이며 최종 결정용은 아니다"라며 "간부들과 박사모 외부 조언자들의 견해를 모두 종합해 심사숙고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 지지자 39% "이회창 출마 찬성'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자의 39.1%가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방송-한국오피니언리서치의 지난 27일 조사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회창 전 총재 출마에 대해 39.1%(아주 찬성 16.5%, 찬성 22.6%)가 '찬성', 51.7%(아주반대 35%, 반대 16.7%)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유권자들 중에서는 39.9%가 대선 출마를 '찬성'하고, 47.0%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총재의 대통령 출마에 대한 찬성의견은 연령별로는 30대(42.0%)와 40대(42.0%), 지역별로는 충남(55.2%), 대구(44.1%), 울산(52.6%), 제주(45.8%)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 전 총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가정했을 경우의 지지율은 13.7%이며, 이 외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4.2%, 대통합연합신당 정동영 후보 20.4%, 문국현 후보 6.0%, 권영길 후보 3.4%, 이인제 후보 3.2%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이명박 후보 지지에서 6.8%, 정동영 후보 지지율에서 1.0%, 모르겠다는 응답층에서 4.3%의 지지율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가정하지 않은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51.0%, 정동영 후보가 21.4%, 문국현 후보가 7.1%, 권영길 후보 3.9%, 이인제 후보 3.2%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