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BBK 김경준씨 한국 송환 승인

대선 판도 180도 달라지나?…한나라당 ‘발등에 불’

2007-10-31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 김경준(41)씨가 대선을 약 한 달 남겨 둔 다음 달 중순께 귀국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의혹이 있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BBK 대표 김경준씨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한국으로 신병을 인도하라’는 명령을 승인했기 때문.31일 일부 언론의 보도와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30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주미한국대사관은 31일 오후 1시께 이 같은 사실을 법무부에 통보했다.이와 관련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호송 관련 실무 협의를 거쳐 LA 공항에서 김씨의 신병을 인도받게 되며 송환 날짜는 향후 2주 전후로 예상된다고 법무부 관계자는 밝혔다.이에 따라 검찰은 기소중지 상태인 김씨가 귀국하는 대로 체포해 주가 조작 및 횡령 혐의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를 기소중지 조치한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을 현지로 보내 김씨의 신병을 인도한 뒤 국내에 도착하는 대로 범죄인 인도 청구 때 발부받았던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김경준씨는 코스닥 기업 옵셔넌벤처스코리아의 대표로 있으면서 주가조작으로 5천2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회사자금 3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1년 투자자들에게 고발된 뒤 위조여권을 만들어 도미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씨의 귀국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로서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주)다스 차명보유 의혹을 김씨가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김씨가 대선 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주)다스가 이 후보의 차명 소유로 드러나거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현재의 대선 판도는 180도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런저런 이유로 김씨의 귀국에 대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한나라당이다.한나라당은 그동안 ‘대선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김경준씨의 한국행 저지를 위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이 미 법원에 김씨의 본국송환 연기를 신청하는 등 대선 전 김씨의 귀국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던 게 사실.물론 한나라당은 공식적으로 “국제적 범죄자인 김씨가 귀국한다고 해서 대선판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역시 김씨의 귀국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는 등 ‘자신감’을 피력해왔지만 어찌됐든 김씨가 마침내 귀국함에 따라 김경준 후폭풍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범여권이 김씨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하려고 할 지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고,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정치전문가들은 “김경준씨의 귀국이 예상되는 다음 달 말이 대선 판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김씨의 발언 내용과 검찰의 수사 결과, 또 이런 내용이 여론조사 공표기한인 12월 12일 이전에 공개돼 여론에 반영되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