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생계형 적합업종’ 규제… “업종전문화 중견기업에 직격탄”

비합리적 삼중규제 보완책 시급, 운영 실태 ‘투명성’ 강화 촉구
중견련,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 의견서’ 제출

2018-10-16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중견기업계가 올 12월부터 시행되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시행령’에 대해 입법 취지에 어긋난 무분별한 규제를 강화해 업종전문화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중견기업계 의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생계형 적합업종’, ‘생계형 소상공인’, ‘영세 소상공인’ 등의 개념이 모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중견련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대상 품목의 정의와 범위를 시행령에 명시해 자의적 판단에 의한 제도 운영과 이에 따른 시장 혼란, 분쟁 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중견련은 “특히 업종전문화 중견기업의 경우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제도 등 공공 및 민수 시장 판로 규제로 이미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비합리적인 삼중 규제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중소 협력사 및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소상공인과 상생협력을 체결한 중견기업의 사업 참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현행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아래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이나 협력 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체결한 대기업 등에는 사업 참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중견련은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의 혜택이 소상공인이 아닌 중기업 또는 일부 중소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 등 운영실태에 관한 2016년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1만1513개 계약 업체 중 상위 20% 업체가 전체 시장의 90.2%를 독과점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견련은 “특별법 및 시행령 제정안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 규정은 있지만 중기업 등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할 수 있는 소상공인단체의 기준을 상향 조정해 보호 대상을 ‘소상공인’으로 분명히 함으로써 당초 법·제도의 취지를 명확히 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해당 업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 과반 수 이상 가입, 소상공인 회원사 비율을 90% 이상으로 해야한다”며 “적합업종 지정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반성장위원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투명한 실태조사와 업계·전문가 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서도 공개요구권 마련과 업종·품목별 심의위원회 구성, 외부 전문가 특별위원 위촉 등의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소비자 후생과 해당 산업의 발전을 담보로 제정한 법이니 만큼 골목상권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중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니라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시행 이후에도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적인 보완 작업을 지속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