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 변호사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

2007-11-05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삼성그룹이 차명계좌와 비자금 문제를 비롯한 김 변호사의 삼성 관련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그룹은 5일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김 변호사의 주장에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변호사의 주장은 차명계좌의 존재 외에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이에 대한 진위 파악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차명계좌는 개인적 거래일 뿐

먼저 삼성은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자금을 비자금과 동일시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김 변호사가 주장하는 차명계좌는 회사와는 관계없는, 말 그대로 이름을 빌려 쓴 계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는 김 변호사가 재무팀 근무 당시 친하게 지냈던 동료가 김 변호사의 양해를 구해 개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일 김 변호사의 주장을 토대로 삼성 주요 임원 2000여 명의 차명계좌가 있을 것이므로 1인당 50억원으로 계산하면 비자금 규모가 10조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삼성은 "김 변호사 명의로 된 계좌들은 주식 거래용 증권계좌와 주식배당금, 매각대금 등을 관리하는 예금계좌로서 전체적으로 동일한 자금으로 일부 사용된 금액에 대한 사용처가 밝혀지면 회사 비자금과 관련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분식회계 주장, 비전문가여서 오해

분식회계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은 "모든 회사가 회계 기본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산출된 재무상황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또한 세무회계 상으로는 초과된 부분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결산기에 차이를 조정하는데 비전문가인 김 변호사가 이러한 실무상의 검토.조정 업무를 분식회계로 오인한 것 같다고 밝혔다.

◇ 판·검사 떡값 지급 사실 없다

삼성은 "검사나 판사를 상대로 떡값이나 휴가비 등을 돌린 적이 없으며 김 변호사에게 이를 지시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5일 오후 2시 김 변호사가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로비 명단에 대해서도 "검찰 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명단을 반나절 안에 작성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출처 불명의 명단이 돌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고 일축했다.

◇ 이건희 회장 지시사항, 단순 메모일 뿐

이건희 회장의 로비지침서 메모도 왜곡됐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삼성은 "김 변호사가 공개한 문건은 이건희 회장이 일상에서 자유롭게 한 말을 수행 직원이 메모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수행 직원이 회장의 말을 메모했다가 중요.긴급 지시는 즉시 전달하고, 단순 참고사항은 정리 후 몇 달에 한번씩 정리해 당시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또한 와인, 호텔 할인권에 대한 언급 역시 제공 시 문제가 되는지 검토하라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 에버랜드 사건조작 주장은 모순

삼성은 "기업활동과 관련된 법률적 논란이 일어나면 법무팀 변호사가 관련 당사자들을 면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률적 쟁점과 증거관계를 분석, 법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업무"라며 "이를 사건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수사과정에서도 전환사채 발행에 관련된 에버랜드 실무진, 이사진, 주주 전원은 물론 관련 참고인이 빠짐없이 조사를 받았고, 김인주, 유석렬, 이학수, 현명관 등 비서실 핵심 임원들도 모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고 밝히고 '증인을 빼돌려 수사를 방해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건물 내에 검찰조사실과 같은 방을 꾸몄다는 주장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5일 오후 2시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진행되는 정의구현사제단과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입장정리 및 대응을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