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변, '삼성 비리'의혹 고발
대검 "삼성비자금 고발에 따라 엄정-신속 수사"
2007-11-06 매일일보
【서울=뉴시스】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이 6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삼성의 각종 비리 의혹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고발대상은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된 우리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 등 5명이다. 고발장에는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 배임증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검찰은 고발장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기관이 아니라, 범죄를 처벌하는 기관이다.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에 대해 걱정이 된다. 각종 로비와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이번 기회에 '삼성 장학생'은 물러나야 한다"며 "(떡값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고, 국민 의혹이 풀릴 수 있도록 대검찰청이 의지를 가지고 수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임종대 교수는 "삼성이 돈을 매개로 부패 카르텔을 형성, 끊임없이 한국 사회 지배하고 있는 사실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언론조차 엄청난 사건에 침묵을 취하거나 수수방관한다면 이러한 부패.비리 카르텔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백승헌 변호사(민변 회장) "중대한 의미나 사회적 파장에 비춰 진실이 국민에게 모두 전달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삼성이 보도자료를 통해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검찰 수사만이 진실을 가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또 "삼성의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고발이 있기 전까지 검찰은 수사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신속하고 철저한 검찰 수사를 당부했다. 하지만 '떡값 검사' 리스트는 이날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 처장은 "과거 'X-파일' 사건 때도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못하고 떡값검사 리스와 도청에만 관심이 집중됐다"며 "김 변호사의 양심고백에 대해서는 (떡값검사 리스트가 아니라) 삼성의 구조적 비리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대검찰청은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엄정, 신속하고 성실하게 수사하겠다"고 6일 밝혔다. 김경수 대검 공보관은 이날 오전 기자실을 예고없이 방문 "고발이 들어오면 사실 확인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다만 떡값 검사 명단이라든지 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공보관은 이어 "수사가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떡값 검사가 수사를 맡아 삼성 수사가 제대로 안됐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어 고발장 내용을 본 뒤 구체적인 배당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공보관은 또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사건에 대해서는 "본인(김용철)이 증거조작을 했다고 하니까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그때가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선 비자금 수사에 관해서는 "아직 그것까지는 생각 안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