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방미 가능성...폼페이오 “열흘내 고위급회담”

실무협상 건너뛰어 고위급 논의로 직행 관측 / 내년초 개최설 도는 가운데 정상회담 날짜 주목

2018-10-21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내년초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회담 일정과 장소 등을 논의하기 위해 특사로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북미 실무협상을 건너뛰고 고위급 대화를 통해 정상회담과 관련된 문제를 일거에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멕시코에서 19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잡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약 열흘 내에 나와 북한측 카운터 파트의 고위급 회담들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북미 고위급회담 장소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을 채 ‘여기’라고만 말해 ‘여기’는 북한이 아닌 미국의 워싱턴을 거론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외교가에서는 ‘비건-최선희’ 실무회담을 건너뛰고 폼페이오 장관과 북측 카운터파트가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의제 조율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고위급회담을 통해 실무회담의 ‘방향’을 조정하려는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한편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맡은 바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의 거친 스타일을 싫어해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이자 노련한 외교관인 리용호 외무상도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9월 말 유엔 총회에서 가진 ‘폼페이오-리용호’ 회동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두 사람 사이의 궁합은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 새로운 얼굴이 카운터파트로 방미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이에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김 부부장은 현재 ‘김씨 일가’라는 상징성과 다른 인사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논의 재량권을 가진 점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해 비핵화 논의를 진척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의 단독면담에 함께 배석한 바 있어 김 부부장이 북미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상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이와 관련,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미국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김여정”이라며 “(5월 방미한 김영철 부위원장에 이은) 김 위원장의 두 번째 특사는 김여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만약 김 부부장의 방미가 성사되면 김 부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일정 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의 만남도 성사될 것으로 보여 김 부부장의 방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