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단기보험업자에 1인 관광안내업자까지 창업문 활짝 열렸다
정부, 일자리·경기 부양책과 함께 창업 혁신안 발표 / 86개 업종 총 105건 규제 개선 18개 업종 신설
2019-10-24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정부가 펫보험이나 공연티켓보험 등 소액·단기보험업을 창업 업종으로 새로 만들고, 반드시 보유해야 할 최소자본금이나 시설의 규모를 완화해 쉽고 편하게 창업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는 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창업펀드 조성 등 지원대책과 함께 추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이날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창업규제 혁신방안'을 상정해 전체 86개 업종에서 총 105건의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이 총리는 "창업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창업은 경제의 생명력을 증명한다"며 창업 활성화가 가져올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를 언급했다.▮18개 창업 업종 신설 27건 요건 완화정부 발표안에는 소규모 창업 부문을 신설하고 업종 등록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규모도 대폭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제도 안에서는 개인 외국인을 상대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일반 여행업(최소자본금 1억 원)으로 등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1인·소규모 관광안내업(최소자본금 2000만 원)으로 등록하면 된다. 또 펫보험·치한보험·공연티켓보험 등 소액·단기보험업(자본금 50억 원 이하)을 신설해 일반보험업(최소 300억 원 이하)에 비해 창업 요건을 완화했다.새로운 재생에너지나 차량·의약품·식품 등을 출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커피 찌꺼기를 원료로 한 고형연료제품 제조할 수 있도록 하거나, 캠핑카 튜닝 허용범위를 승합차에서 화물차나 특수차까지 확대한다. 동물용 세포·유전자치료제 출시를 위한 심사기준도 마련해 이와 관련한 신약 제품 출시를 제도적으로 지원한다.연예기획사 설립에 필요한 현행 4년 이상 근무 경력요건을 2년으로 대폭 완화하고, 근무가 아닌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하더라도 창업이 가능토록 했다. 또 화장비누·제모왁스·흑채가 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되지만 이들 분야의 창업 요건은 화장품 제조판매 창업 요건(의사·약사 및 관련학과 전공자)이 아닌 화장품 제조판매관리자 전문교육만 이수하면 되도록 제도를 손본다.▮화물차 운송가맹사업 창업자본금 면제화주와 차주를 중개해주는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 창업자본금을 현재 10억원 이상에서 전면 면제한다. 화물자동차를 500대 이상 보유 또는 연계해야 하는 기준도 50대 이상으로 완화한다. 이는 그동안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스타트업체가 운송가맹사업 문턱에서 좌절했던 애로 사항을 감안해 마련한 방안이다. 다만 책임보험 등 화주의 화물에 대한 배상 책임강화를 위한 장치는 보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또 등산복 등 비통신제품에 사물인터넷 기능을 부수적으로 결합하는 경우에는 별정통신사업자 등록 의무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별정통신사업자 등록(최소자본금 3억~30억 원 이상의 자본금, 전문기술인력 1~3명) 요건이 관련 창업 진출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책이다.이와 함께 공공조달 시 생산시설 보유요건을 완화해 창업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참여를 유도한다. 현재까지는 공공조달 경쟁입찰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은 자기 소유의 설비 및 공장과 그리고 인력을 보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앞으로 창업벤처기업이나 연구전문기업은 다른 기업의 생산시설을 임대해 제품을 생산해도 공공조달입찰 참여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또 창업기업 대상으로 3~5년간 면제해주는 부담금을 12개에서 4종(교통유발부담금, 지하수이용부담금, 특정물질제조수입부담금, 해양심층수이용부담금)을 추가한다.창업기업에 한해 전국 13개가 있는 자유무역지역에 입주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현재까지는 자우무역지역에 입주하기 위해선 3년간 수출실적이 일정 비율 이상이 돼야 했지만 수출 창업기업은 우선입주를 허용하고 나중에 실적을 평가해 정식 입주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한다.▮363개 전체 업종에 대한 최종방안은 아직이번에 발표된 105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조치라 새로운 내용이 크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방안에 따른 창업 효과를 정확히 계량하지 못해 목표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문제도 있다. 이와 관련, 심종섭 국무조정실 규제혁신기획관은 "창업 효과가 일자리 창출 효과로 연계될 거라고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일자리 창출 몇 개 정도로 이렇게 구체화되기는 어렵다"고 했다.또 올해 초부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정부가 창업 규제 혁신방안 마련을 준비해왔지만 총 363개 업종에 대한 최종 방안이 나오지 못해 일부 업종에서 이해관계자 간 조율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은 "지금까지 작업을 했을 때는 일단 부처와 계속 협의를 하면서 그렇게 됐는데 앞으로도 작업은 계속하겠다"며 "이번에 발표되는 거에 따라서 법령 개정 등 관련 후속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고, 앞으로 계속 신규 창업업종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