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GM, 지금 소비자가 원하는 차종을 만들 때다

2018-10-28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겸 김필수자동차연&

지난 5월 정부는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GM에 8000억원이 넘는 공적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향후 가능성에 대한 실사 결과도 보지 않고 결정해 호주 등 해외 각국의 먹튀의 한 사례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많았다.

필자는 각종 칼럼과 방송을 통해 실사결과 등 향후의 가능성을 철저히 확인하면서 투입을 하자고 항상 언급했다.

다른 글로벌 메이커와 달리 GM은 세계 경영에 있어서 경쟁력 제고 기준을 기본으로 항상 매각이나 철수 등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GM도 수조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이 줄고 있었다. 또한 강성노조와 함께 노사관계도 원만치 않은 상태였다. 여기에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미국 GM의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그나마 정부의 8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몇 년을 유예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한국GM은 다른 목표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성비 좋은 차종 생산과 판매를 통해 우선적으로 점유율을 올리고 노사 관계를 원만하게 해 똘똘 뭉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정부를 대신해 투입 자금의 투명성과 경영 정상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자문하는 역할도 당연하다.

문제는 자금 투입 결정 이후 5개월이 지난 이후 한국GM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군산 공장 폐쇄에 따른 노조원 문제로 아직 진통을 겪고 있고 차종 판매는 더욱 어려워져 적자는 누적되고 있으며, 점유율은 최저로 떨어지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최근 한국GM의 연구개발 분야와 생산 분야를 각각 법인을 분리하는 주주총회를 통과시켰다. 한국GM이 이 같은 주총을 강행한 이유는 글로벌 GM과의 연구개발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도리어 혼연일체가 돼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의지를 함께 보여주고 최고의 차량을 최선을 다해야 했다. 더욱이 주주총회에 2대 주주가 참가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결국 정부의 공적 자금이 가성비 좋은 차를 생산하는 분야에 사용되기 보다는 법인 분리에 사용하고 있다고 반증하게 돼버렸다.

필자가 이미 수년 전부터 우려하는 걱정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향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두 가지의 차종도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차량을 만들어야지, 신차만 만든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GM은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보여주고 원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 법인 분리는 필요한 분야만 가치를 높이고 생산직은 분리해 매각이나 인수합병 등 향후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인상을 크게 주고 있다.

정부는 향후 공적자금의 투입에 대한 시기조정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기초 자금만 투입하면서 한국GM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철저히 확인하면서 투입 금액을 점차 늘리고 상당부분의 자금을 후반에 투입해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한국GM의 경우도 수년 후 정권이 바뀌고 다시 2조~3조원의 공적자금을 요구할 경우 20만~30만명의 하청업체의 일자리를 볼모로 요구할 경우 또 한 번 정부가 볼모가 되는 사례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현 시점에서 한국GM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적자금으로 흔드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