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한수원, 고장 난 장비로 방사능 측정·훈련

2012-09-23     최소연 기자
[매일일보] 한국수력원자력이 대당 10억원 이상의 고가 방사능 유출 감시차량에 고장난 장비를 싣고 방사선 측정과 훈련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 의원(한나라당·부산 남구 갑)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의 고리원전과 울진원전의 '이동형 환경감시차량'에 탑재된 방사선(능) 측정기가 고장 난 채로 교체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

'이동형 환경차량'은 방사선(능) 예상오염지역의 시료 측정 및 분석, 방사선(능) 예상오염지역의 공기중 방사능 농도 측정, 현지 기상자료의 수집 및 평가 등을 담당한다. 한수원은 총 4대(영광본부, 월성본부, 고리본부, 울진본부)를 운영 중이며 차량가격은 대당 10억원이 넘는다.

고리본부의 이동형 환경감시차량에는 '휴대형 감마핵종검출기'가 검출기 냉각불능의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방사능 오염지역의 감마방사능을 측정해 핵종 및 오염도를 판별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리 없다.

고리본부는 지난해 11월25일 장비에 고장이 발생한 후 고리민관군경 對테러대비훈련 연습 2회(2011년 4월), 고리원전1호기 전체훈련 1회(2011년 7월), 월성원전 훈련지원 1회(2011년 7월) 등 대외 훈련에 5차례 참여했다. 실제 위기상황을 가정한 실전 같은 훈련을 고장 난 장비로 참여한 것이다.

울진본부의 이동형 환경감시차량은 '휴대형 감마핵종검출기(검출기 냉각불능)', '광대역 감마·중성자 감시기(센서 고장)', '입자·옥소·불활성가스 및 삼중수소 감시 시스템(계수율계 이상)'에 고장이 발생했다.

울진본부는 지난해 12월31일 작동을 중단한 이후 고장난 장비로 20차레 이상 환경방사선을 측정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원전 주변의 환경방사선 감시활동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한수원은 허술하게 원전 주변 방사선감시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김정훈 의원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에는 4개 원전서 보유하고 있는 '이동형 환경감시차량'에 탑재된 방사능 측정장비의 예비품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라며 "결국 차량에 탑재된 방사능 측정장비의 예비장비가 없는 실정이다 보니 고장이 나서 작동이 중단 될 경우 방사능 측정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