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빌게이츠와 국제원조 위한 공동 협력방안 논의
[매일일보] 3박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프(MS) 명예회장을 만나 국제원조를 위한 공동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시애틀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회동에서 게이츠 명예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정부와 국제원조 공동 협력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고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25일 전했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또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개발원조총회에 제프 램(Geoff Lamb) 게이츠재단 공공부문 최고책임자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주최한 주요20개국(G20회의)에서 국제협력을 새로운 의제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인데 국제사회에서 정부와 민간이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정부도 게이츠 재단과 적극 협력해 어려운 나라들을 도울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서 이 대통령과 게이츠 명예회장은 공생발전과 IT(정보기술) 산업 및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뿐 아니라 산업생태계에도 공생발전의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공생발전에 대한 게이츠 명예회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게이츠 명예회장은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정말 많다"면서 "다만 불행하게도 이들 중소기업과 젊은 인재들이 글로벌한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대기업들은 이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게이츠 명예회장이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게, 더 나아가 세계경제 전반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며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은 용기 있는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양국 기업이 국경을 넘어 협력하며 일자리를 늘리는 시대가 된다"며 "서비스 분야에서도 양국간에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게이츠 부부가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는 얘기에 감명을 받았다고 하자, 게이츠 명예회장은 "저와 나눈 얘기를 다 기억하다니 놀랍다. 모든 걸 다 기억하는 '슈퍼 메모리(supe memory) 대통령'이다"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게이츠 명예회장은 다보스 포럼에서 이 대통령에게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도자 중 하나"라며 '슈퍼 비지(super busy)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게이츠 명예회장의 만남은 지난 2008년 5월과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이날 회동은 당초 예정보다 20분 가량 늘어난 80분동안 진행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