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16일 오후 6시30분 입국
대선지형 요동친다...이명박 후보 자격 박탈 논란 빚어질까?
2007-11-16 배혜림 기자
【서울=뉴시스】BBK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41)가 LA 국제공항를 출발해 16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씨는 LA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 6시께 미 연방보안국 관계자들의 호송 속에 구치소를 나왔으며 LA 국제공항에서 오후 12시10분 아시아나항공 OZ201편에 탑승했다. 김씨의 송환을 위해 파견된 검찰 수사관들은 미 연방보안국로부터 신병을 인계받는 자리에서 김씨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수갑을 채운 뒤 비행기에 탑승,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검찰은 일단 "김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통상적인 입국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김씨의 입국 장면은 언론을 통해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김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연다면 그 첫 마디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씨는 주가를 조작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38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체포영장의 효력은 검찰이 김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순간부터 48시간 이내다. 비행기 탑승시간을 고려하면 검찰은 김씨의 한국 입국 뒤 약 35시간 동안 체포 상태로 조사할 수 있다. 검찰은 인천공항에서의 입국 절차를 마친 뒤 김씨를 호송차에 태워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조사실로 이송, 수사에 착수한다. ▲ 김경준 송환…대선후보 운명 바뀌나' 김씨의 입국 즉시 검찰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낱낱히 파헤칠 예정이어서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BBK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이번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귀국하는 즉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별수사팀은 이미 미 법원의 범죄인인도 청구 재판 기록과 김씨 측이 미 법원에 제출한 증거 자료 등을 넘겨받아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김씨가 도미하기 전 확보한 BBK와 옵셔널벤처스, LKe뱅크 직원을 비롯한 관련자 진술과 계좌 추적 등 수사 기록도 재검토해왔다. 검찰은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및 ㈜다스 차명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한 바 있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가 대선 후보 등록일인 25∼26일 전까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구속 후 20일 이내에 기소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12월 초에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대선을 보름 정도 앞두고 검찰이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그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 지지율 35%를 상회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후보와 그 뒤를 바싹 쫓고 있는 이회창, 정동영 후보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검찰은 김씨가 최근 가족과의 면회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미루어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보고, ▲㈜다스가 김씨를 고소한 사기사건 ▲이 후보가 ㈜다스 주식 지분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은 데 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대통합민주신당이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로 이 후보를 고발한 사건 등을 중점 수사할 계획이다. 관건은 이 후보의 기소 여부다. 수사 결과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이 후보가 기소되더라도 형 확정 전까지 이 후보의 피선거권은 유지되지만 한나라당 당헌 제43조는 '한나라당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중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후보 자격 박탈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또 이 후보가 ㈜다스 지분 96%를 차명 보유하면서 공직자 재산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직 유관단체의 임직원이 변동사항 신고 규정을 위반해 변동사항을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징계 혹은 해임될 수 있으나 이 후보의 경우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징계는 면한다. 하지만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만약 조사 결과가 대선 전 발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후보 측근들이 검찰에 줄소환되는 모습은 이 후보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건이 무혐의 종결되더라도 선거일까지 이 후보 의혹에 대한 관심과 정치권 내 공방이 거세질 수밖에 없어 대선지형은 막판까지 요동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