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흥행가도, “인화학교 폐교” 여론 북적

2011-09-26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청각장애인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연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26일 오후 4시30분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개설된 인화학교 성폭력 진실규명 청원방에는 1만2000여 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이 청원방은 20일까지 5만명 서명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설 이틀만에 24%를 초과하는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인화학교 가해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미온적으로 이뤄진데다 이들이 아직까지 변변한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에 분노하며 학교 폐교와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동 성폭력은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이런 나라에서 자식을 무서워서 키울 수가 없다. 여자로서 미래의 엄마로서 무섭고 미안하고 안쓰럽다"며 "오래 오래 이들을 위해 싸워 정의가 승리한다. 이런거 한 번쯤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단지 약자이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지만 진실로 인정해주지 않는 우리 사회가 너무 화가 나고 그런 사회를 묵인하고 있던 게 아니였는지 반성이 된다"며 "어린 장애우에게 그런 짓을 일삼은 파렴치한들은 당연히 죄값을 치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이 사건 재수사를 위해 할 수 있다면 집회현장에도 참여하겠다"며 "당시 관련자들과 수수방관한 학교 기타 직원, 교육청 및 시청 공무원까지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관할 행정기관에도 항의 글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연일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광산구와 광주시청에도 행정제재를 촉구하는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인화학교 재조사에 나섰다가 법인측으로부터 거부당했던 광산구는 최근 법인에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인권전담 직원을 채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은 인화학교 폐교를 위해 단계적 압력을 가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2013년 개교 예정인 공립 특수학교가 청각장애 학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타 학교에 특수학급을 신설해 인화학교 학생들을 전학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들어 인건비와 학생들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비 외에는 인화학교에 예산 지원을 줄여나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인화학교가 이미 사법적, 행정적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재징계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학교에 있는 학생과 선량한 교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화학교 성폭행은 지난 2005년 교장과 행정실장 등 교직원들이 청각장애 학생들을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사건으로 가해자들이 집행유예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논란이 됐으며 관련자들이 복직해 반발을 샀던 사건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