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렌탈, 코웨이 인수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

무약정 상품 등 브랜드 정체성 혼선…웅진, 내년 3월 중 구체적 계획 공개

2018-10-31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으면서 웅진렌탈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웅진은 지난 29일 코웨이 지분 22.17%와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약 1조6850억원 규모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코웨이 시가 대비 약 25% 증가했다.웅진은 지난 2013년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코웨이의 지분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매각 당시 MBK는 웅진에 ‘5년 경업 금지’ 조항을 내걸었고, 웅진은 이를 수용했다.웅진은 올해 경업 금지 조항이 풀리자마자 웅진렌탈을 출범시켰다. 웅진렌탈은 현재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출범 시 300여명에 불과했던 방판조직 ‘케어스타’는 현재 700명 규모로 확대됐다. 웅진은 올해 연말까지 방판조직 규모를 10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웅진이 기존에 공개한 전략은 ‘투트랙’ 전략이었다. 코웨이 인수에 실패할 경우 웅진렌탈을 성장시켜 업계 강자 반열에 올리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윤석금 웅진 회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서 “웅진렌털과 코웨이 합쳐서 웅진코웨이로 돌아간다”며 “두 브랜드를 통합하면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밝혔다.코웨이 인수가 발표되기 전 웅진은 업계 최초로 ‘무약정 상품’을 선보이는 등 웅진렌탈에 사업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9월 출시한 ‘조약돌 정수기 미니’를 지난주 기준 1500대 이상 판매하며 상승세를 보였다.하지만,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함에 따라 동종업을 펼치는 웅진렌탈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는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코웨이가 흡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무약정 상품을 비롯한 상품 포트폴리오 부분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웅진 관계자는 “두 브랜드를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는 것은 맞다”면서 “인수 발표가 최근 공개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구상은 내년 3월 전후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