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단체장들 “판문점선언 비준하라” vs 한국당, 조명균 해임건의안 제출
文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판문점선언 비준' 호소 / 민주당 "한국당 몽니" 통일부 "역사적 과제 힘모아야"
2019-10-31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박규리 조현경 기자] 자유한국당은 31일 국회 비준 동의 없이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하고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를 방해했다는 사유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생떼를 부린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한국당 소속 TK(대구경북) 단체장을 제외한 15개 시도지사들은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과 '남북경제협력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날 한국당은 전날 예고한대로 조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부대표는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 등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만 조 장관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국회 예산 심의권과 남북관계 기본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헌정 질서 파괴행위"라고 했다. 이번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서 국회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할 수 있지만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해임해야 하는 강제 규정은 없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공동선언' 비준에 대한 항의와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조 장관 해임 결의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몽니가 끝이 없다"며 "한국당의 진짜 의도는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를 방해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에 평화 대신 대립과 전쟁위험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진정한 속내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여당이 하는 일은 무조건 물어뜯고 말겠다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 태클도 지나치면 퇴장을 당한다"고 했다.해당 부처인 통일부도 한 마디 거들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장관 해임 건의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번영 구현은 뒤돌아가서도 멈춰서도 안 된다"며 "이런 역사적 시대적 과제의 실현을 위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국회에서 한국당을 겨냥, 판문점선언 비준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14명과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등 15명의 시도지사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와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문 대통령은 시도지사들의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1일 국회시정연설에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를 재차 호소할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방향에 대해 "정부 예산과 관련한 입법 사항의 처리를 요청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밝히고 중차대한 과제의 해결에 국회도 함께하자는 취지의 말씀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