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칼럼] 고향 등진 '고향 까마귀'를 찾습니다!
2018-11-01 고산정 시인 배동현
[매일일보] 객지에 나가 살다보면 고향까마귀란 말을 자주 쓰게 된다. 고향까마귀란 고향사람의 대칭으로 반가움과 그리움이 스며있는 정겨운 표현이다. 교통이 불편하던 옛 시절에는 고향가기가 그만큼 힘들었다. 그래서 고향사람 만나면 고향 까마귀 보듯 그렇게 좋았을 것이다.고향에서 같이 태어나 같은 세월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 중에서도 복 받은 행복일 것이다. 그래서 고향은 언제나 좋은 곳이다. 고향사람들끼리 한곳에서 태어나서 오순도순 함께 살아가다보니 서로가 잘 알고 지내는 터라 숨길 것 없이 터놓고 살아가게 되고 종국에는 죽어서도 고향땅에다 뼈를 같이 묻게 된다. 그렇다보니 허물이 있을 수 없고 허물이 있어도 덮어주기 마련이다. 고향에서 태어나 고향에다 뼈를 묻는다는 것은 그만큼 고향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더욱 아끼게 된다. 자기가 살아가야 하는 고향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가야할 고향이고 보면 절대로 이웃을 해롭게 하거나 나쁘게 하지 못한다.지도자의 입장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신라시대 퇴화현에서 시작된 포항이 1949년 8월 15일 읍에서 시로 승격된 이래 오늘까지 영일군수가 35명 포항시장이 35명이 거쳐갔다. 현 통합 포항시의 경우로 볼 때 지난 50년간 초대시장은 초대 영일군수 나지강씨(1945.9.8.~48.3.10)로부터 총 70명의 시장, 군수가 재직한 셈이다.그러나 문제는 70명의 전임 시장, 군수 중에서 퇴임 후 포항에서 살다가 뼈를 포항에 묻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당신은 알고 계시는가? 대부분은 고향을 떠나 객지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임기가 끝나면 모두 떠나갔다. 경제가 이렇게 어려울 때는 역대 전임시장들을 초청하여 포항의 정서를 깊이 알고 있는 그들의 고견을 들어가며 어려움을 타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해서 하는 말이다.지역의 역대 국회의원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영일군, 포항시 출신 국회의원중 과연 몇 명이 퇴임해서 고향에 살았고 또한 이 땅에 뼈를 묻었을까? 놀라운 사실은 작고한 최태룡씨(영일군 흥해읍 출신)가 퇴임 후 고향에서 살다가 고향에 뼈를 묻었을 뿐이고 현재 생존해 있는 경북매일 서종열회장과 전국구 의원을 지낸 대아그룹 故황대봉 회장이 퇴임 후 포항에서 살다 작고했을 뿐이다.고향인 포항에서 태어나 타지에서 공부하고 타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다가 선거 때만 되면 고향에 내려와 고향사람 덕에 시장, 국회의원 지내고 임기가 끝나면 007가방하나 달랑 들고 미련 없이 떠나간 사람들, 생활근거지가 대처인 사람들, 그들에게서 시민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무슨 일을 하든 그들은 떠나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그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미물인 물고기도, 날짐승도 나이 차면 고향을 찾아온다는데 고향에 신세지고 도리어 고향을 등지고 떠나가는 사람들, 그들이 고향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을까?지방자치시대에 있어서 책임 있는 국정이나 자치행정을 펼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는 앞으로 임기가 끝나면 그가 이곳에 살 사람인가가 중요시된다. 고향에 살면서 기쁜 일, 굳은 일 같이 나누며 정겨운 이웃들과 어울려 동고동락할 그런 사람이 크게 훌륭한 인물은 아닐지라도 앞으로 고향을 이끌어갈 바람직한 지도자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과연 지금 우리 포항의 현직 국회의원이나 시장은 임기가 끝나면 고향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고향땅에서 살아갈 사람들인가? 곰곰이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우리주위를 한번만 둘러보면 고향사람은 분명한데 포항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도 주말이면 대구로 서울로 가는 사람들, 포항에서 돈 벌어 대 도시에서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을 어렵잖게 많이 보아 왔다.그렇다 보면 전임시장 박승호씨나 박기환시장은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다. 아직도 고향발전을 위해서 동분서주 하시니 얼마나 고마우신 분들인가? 고향은 포항이지만 주말이면 대처로 가는 사람들, 엄격히 말하면 그들은 진정한 고향까마귀는 아니다. 그저 포항은 초등학교 시절 잠깐 머물며 살다 떠난 태어난 곳일 뿐이다.고향등진 까마귀 중에 이번 지방자치선거에 시도의원으로 출마한 후보가 있다는 웃기는 소문도 있다. 인근도시로 전가족이 이주한 사람이 대도시에서 출퇴근하며 가끔 고향에도 오고 시도의원 하겠다니 소가 놀라서 자다가 웃을 일 아닌가? 그 간 큰 후보가 누군지 눈 크게 뜨고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