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장하성 대신 김수현으로...인사돌려막기?

2019-11-01     송병형 기자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경제투톱 교체설이 뜨겁다. 보통의 경우 인사 교체는 정책 전환과 무관치 않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이번 인사는 정책 전환과 무관할 듯싶다.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한국판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의 삶을 전 생애에 걸쳐 책임지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개인이 일 속에서 행복을 찾을 때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며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국가를 “포용국가”라고 명명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며, 우리 정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다”라고 했다.문 대통령의 포용국가 구상은 어느 4인 가족의 삶을 국가가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하면서 더욱 구체화됐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30대 부부다. 이 부부는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이 부부는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떠나 내년부터 매달 정부가 산모에게 지급하는 출산급여 50만원을 최대 90일간 받을 수 있다. 남편은 기존 3일에서 10일간 유급 출산휴가를 쓸 수 있게 되고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5일치 급여를 부담한다. 육아휴직도 부부가 번갈아 두 번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휴직하는 부모는 첫 3개월간 상한액을 250만원까지 올린 육아휴직 급여를 받는다. 이후 9개월의 급여도 통상임금의 50%를 받는다. 아이가 태어나면 월 10만의 아동수당도 받는다. 문 대통령은 “아기 분유와 기저귀 값 걱정을 덜 수 있다”고 했다. 부부에게 가장 고민거리인 주거 문제도 국가의 몫이다. 정부는 내년 신혼부부 임대주택과 신혼희망타운을 도입한다. 최저 1.2%에 불과한 저금리로 30년 분할 상환이니 사실상 이자 부담이 없는 거나 다름없다. 부부 중 한 명이 직장이 없어 새로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으로 3년후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고 싶다면 교육훈련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부부가 모시고 사는 어머니는 기초연금 25만원을 매달 받는다.크게 보면 이 같은 구상은 정부의 재정을 투입해 취약계층의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맥락 안에 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도 “함께 잘 살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추진했다. 구조적 전환은 시작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제투톱이 교체되더라도 기조 변화는 없다는 이야기다.게다가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사다. 일각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으로 김수현 사회수석이 내정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수석은 이번 국감에서 야당이 소득주도성장 3인방이라며 사퇴를 요구한 세 사람 가운데 하나다. 3인방은 장 실장, 김 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다. 만약 실제로 장 실장 자리를 김 수석이 대신한다면 그것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