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거품] 470.5조 '포용국가 예산' 거품 논란

일자리 예산 두고 여야 간 이견 극심 / 내년 1월 아동수당 100% 확대엔 공감대

2019-11-04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470.5조 규모의 내년도 슈퍼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를 앞두고 '거품 예산' 논란이 거세다.4일 당정청은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예산안 통과를 위해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자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당정청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포용국가' 비전에 따라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확대 △기초연금 조기인상 등 포용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29개 예산사업을 제시했다. 당정청은 또한  아동수당 지원을 현재 소득범위 90% 수준에서 100%까지 확대해 보편적 복지를 추진하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보호, 복지 및 사회안전망 확충 법안, 공정경제법안 등 개혁민생법안 처리를 정기국회 내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특히 당정청은 일자리 예산 사수에 집중하기로했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2% 증가한 총 23조4573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당정청은 고용 재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예산이라고 역설하고 있지만, 실효성 없는 사업에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외교부의 해외봉사단 파견 확대,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 인턴십 확대 등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 사업이 취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워 '땜질식 일자리'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부처간 중복사업, 기존 사업의 재포장, 관성적인 사업비 증액 등 고질적인 예산안의 병폐까지 더해지며 '슈퍼예산'이 자칫 '거품예산'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된다.예산안 심사 초입부터 여야 간 정쟁 양상으로 흘러가는 상황도 우려를 더한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에 대거 등장한 단기 일자리를 두고 이전 정부에서도 지원해왔던 '맞춤형 공공 일자리'라고 주장하고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허울뿐인 단기 알바 예산'이라며 삭감을 벼르고 있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도 정부와 여당의 단기 일자리 예산에 비판적이다. 예산안이 여야 간 정쟁거리가 될 경우 부실 심사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더욱이 여야 간에는 남북 철도연결사업 등 남북경제협력사업 관련 예산을 두고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당은 1조977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에 대해 '대북 퍼주기 예산'이라며 관련 예산을 총 6492억원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 간 대립이 극심할 전망이다.다만, 여야는 내년 1월부터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만 6세 미만 자녀를 둔 전국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관련 법안의 개정안 통과가 내년으로 미뤄지더라도 지급 시기를 2019년 1월로 소급적용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아동수당을 소득과 관계없이 지급하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