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주주정책 강화에도...여전히 ‘배당성향’ 글로벌 ‘최하위’
전문가, “우리나라 시장, 배당도 삼성전자 등 IT가 ‘좌지우지’…배당성향 높은 금융 기여도 낮아”
2019-11-04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에 따라 주요 기업들도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주요 정책 중 하나인 배당성향 등은 여전히 낮아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4일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18.3%로, 영국(65.4%), 독일(40.8%), 미국(38.9%)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대만(57.2%), 인도네시아(41.7%), 브라질(38.4%), 중국(32.3%) 등 상당수 이머징 국가보다 낮다.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하위권이나 규모 자체는 확대 추세다. 특히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3분기 코스피200지수 구성기업들의 배당금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200지수 분기배당금은 1조8578억원, 배당수익률로는 0.219%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의 분기배당 증가는 삼성전자의 분기배당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며 “2분기 중간배당과 3분기 분기배당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배당규모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배당에 대해 소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에 이어 2년 이상 연속 중간배당에 나선 기업들로 시선을 좁히면 오히려 배당규모를 축소하는 기업들이 확인된다.지난해 60억원에 달했던 그린케미칼의 분기배당 규모는 올해 9억8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고배당주로 꼽혀온 S-Oil도 지난해 분기배당 규모를 1397억원에서 올해 699억원으로 줄였으며, 현대차 역시 약 1%가량 분기배당 규모를 줄였다. 그 결과 2017~2018년 연속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34개 기업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분기배당 규모는 지난해 1조428억원에서 올해 1조87억원으로 오히려 3% 감소했다. 전년 보다 배당금이 줄어든 기업은 12곳으로, 배당금이 늘어난 기업 수(11곳)보다 많았다.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로 재무 건정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부채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50%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보다는 이익을 유보해서 건정성을 조정한다는 설명이다.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배당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은 현재 저성장 국면으로 2000년대 초반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총투자율이 높은 나라는 대체로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성향은 세계 주요국보다 상당히 높은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배당성향이 낮은 IT, 경기소비재, 산업재의 기여도가 매우 높고, 배당성향이 높은 금융과 유틸리티, 필수소비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일부 기업들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독려해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에 유보돼 있는 잉여자금을 배당을 통해 가계로 이전시켜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하는 정부정책이 더해지면서 한국기업들의 본격적인 배당확대가 시작됐다”며 “한국시장의 배당증가는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당이 증가할수록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의 성격이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