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사나” 우유 이어 라면에 과자까지…연말 앞두고 먹거리 물가 들썩

우유값 오르면서 커피·빵·아이스크림 가격도 덩달아 올라
팔도, 라면값 내달 올려…고민된 농심은 과자값부터 올려
식품업계 “원가 압박 더는 못버텨”…남은 업체들도 ‘눈치’

2019-11-14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우유에 이어 빵, 아이스크림, 라면, 과자까지 연말을 앞두고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식품업계가 원재료 가격·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 요인으로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등 추가 비용 증가 요인이 있는 만큼 당분간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과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은 15일부터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 19개 브랜드 54개 과자 출고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다고 밝혔다. 새우깡 한 봉지(90g) 가격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른다. 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 등 인기 과자도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2016년 7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며 “제조원가 상승과 임금 인상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앞서 롯데제과는 이미 지난 4월 빼빼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25%) 올렸다. 2014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한 뒤 4년 만이다. 목캔디 케이스형 제품 권장소비자가격도 700원에서 800원으로 100원(14.3%) 올렸다. 해태제과도 지난 5월 오예스, 맛동산 등 5개 제품의 가격과 중량을 조정해 중량 당 가격을 평균 12.7% 인상했다.우유 가격도 올랐다. 지난 8월 낙농업계로부터 사들이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3.6%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도 우유 값을 4.5% 올리며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우유가격 상승에 따라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서울우유 가격 인상 이후 롯데리아는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토네이도 초코·녹차 맛은 2000원에서 2200원으로, 딸기 맛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올렸다. 지난 5일 파리바게뜨는 200㎖ 우유 가격을 10% 올렸고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오리지널 도넛 12개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롯데제과는 지난 1일 아이스크림 월드콘과 설레임의 슈퍼마켓 권장소비자가격을 각각 200원(15.4%)씩 올려 1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태제과 역시 15일부터 부라보콘 가격을 편의점 판매가격인 1500원으로 일원화한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부라보콘을 1300원에 팔았지만 이를 편의점 가격에 맞춰 받겠다는 것이다.매일유업, 빙그레 등 아직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업체들도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우유 공급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공급가 인상이 소비자가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라면 가격도 오른다. 팔도는 다음달 출고될 제품부터 컵라면 왕뚜껑의 소비자가격을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올린다. 비빔면도 4.7% 인상할 방침이다.현재 농심과 오뚜기 등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조만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식품 가격 인상은 자칫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임금 인상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가공식품 원재료 가격의 불안정성이 겹쳤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도 10.9%로 인상될 예정인데다가 원자재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어 내년까지 식품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