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삼성 해외비자금 조성...고가 미술품 구입"

삼성물산 해외법인 2000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2008-11-26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매일일보제휴사= 뉴시스]삼성비자금조성의혹과 떡값검사 명단을 폭로했던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이번에는 삼성그룹의 구체적인 비자금 조성내역이 담긴 내부문건을 공개하고 관련 사실들을 폭로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 제기동성당에서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해외 비자금 조성 내부문건과 각종 비리 사실들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해외법인인 런던과 타이페이, 뉴욕지점에서 SDI의 장비구매계약을 통해 2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근거가 될 삼성물산 SDI의 ‘메모랜덤’ 장비구매대행계약서를 공개했다. 그는 “SDI 구매담당 강모씨는 실수해서 퇴사를 당한 사람인데 메모랜덤 등 비자금 관련 서류를 복사해 미국으로 들고 나가서 삼성을 협박했다”며 “재무팀에 있을 때인 지난 2000년경 김인주 사장(전략기획팀장)이 이 문제를 나에게 의논을 해 와서 메모랜덤 등 관련 서류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강씨가 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면서 김순택 삼성 SDI사장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는데 나도 그 협박 편지를 봤다”며 “SDI에서 처리를 해보려고 김인주 사장한테 SDI사장이 와서 보고를 했는데 강씨가 자신을 삼성전자의 미 주재원으로 해주고 미국 비자와 생활비를 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 등 삼성일가에서 2002~20003년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홍 여사가 이 기간 모 갤러리 관장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하며 해외에 송금된 액수만 600억원대에 이른다”며 홍 여사가 구입한 미술품 리스트를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은 정치인, 언론인, 공무원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인맥관리명단을 작성해 항상 동향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실례로 김 변호사는 “삼성이 참여연대의 모든 변호사에 대해 핵심지인과 출신학교, 연수원 동기 등이 기록된 인맥지도를 만들어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변호사는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위장 분리와 삼성중공업 등 삼성 계열사의 분식회계, 이건희 회장 일가가 자산 중 상당 부분을 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관련 수사 당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주력 변호사들이 삼성의 범죄행위를 축소무마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일부 언론사와 삼성 전략기획실 임직원 등을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