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웃고, 이명박 울고?

2007-11-30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수도권 표심 탈환의 일환으로 ‘서울 공략’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29일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신촌, 홍대 일대를 돌며 20~30대 청년층 표심을 잡던 정 후보는 이튿날인 30일 강북 노원 성북 등 서울 북부지역에서 순회유세를 이어갔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 중 수도권 20~30대 유권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 표심을 집중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 측은 ‘마의 20%대’를 넘어서고, 내주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와 검찰의 김경준씨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 등에 맞춰 ‘대대적인 반격’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일반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의 변화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정 후보가 내주 중에도 20%대의 벽을 넘지 못하거나 20%대 초반에 머물 경우 대선이 임박한 만큼 패배론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정 후보의 지지율은 5일을 전후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젊은 층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는 정 후보 측은 현장 분위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발판으로 막판 대역전에 기대감을 거는 분위기다. 신촌 젊음의 거리에서는 정 후보와 마주친 20대 청년들이 정 후보 주변에 몰려들어 정 후보와 ‘프리 허그(Free Hug)’로 잘 알려진 “안아주세요”캠페인을 함께했고 휴대폰 카메라로 정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30일 “최근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하면서 민심의 바닥이 변하고 있다”며 “꿈적도 안하던 민심이 서서히 도저히 저쪽으로는 안 되겠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 딸 미래를 저렇게 마구 살아온 불법과 탈법과 비리의 백화점인 후보에게 어떻게 맡기겠냐,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렇게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 택시기사, 재래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이 터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한편 친박(박근혜)계열인 곽성문 의원이 지난 달 29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전격 탈당,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키로 하는 등 ‘이명박號’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정동영 후보 측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 지원 유세 여부와 관련 “검찰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 그때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해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을 경우엔 지지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검찰 중간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다음달 5일은 이명박 후보에게 역시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이 후보가 옵셔널 벤처스 주가조작과 관련이 됐다거나, (주)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무더기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선 후보는 같은 달 30일 오전 명동 YWCA에서 열린 2007 대선후보초청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 “어떤 후보보다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췄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당선에 ‘자신있는’ 표정이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민들 앞에 (도덕성을) 갖췄다고 교만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 겸손하게 말한다면 어떤 후보보다(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췄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며 “험담도 반복하면 진짜 같이 들릴 위험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 일어나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내가 믿는 대로 될지 안 될지는 발표할 때까지 모르겠지만 검찰을 신뢰한다”며 “(정치권이) 대한민국과 미국에서 죄를 짓고 한국에 온 사람의 입을 쳐다보면서 그가 한 마디 하면 선거에 이길 듯이 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닌 게 드러나면 어떻게 하겠느냐.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