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부동산 쌍끌이 호황에도 고용은 제자리
지난해 기업 순이익 36.1% 늘었지만...기업 종사자 수 1% 증가에 그쳐
2019-11-20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이 반도체와 부동산을 중심으로 늘어나며 호황을 맞았지만 일자리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기업의 순이익이 늘어나도 좀처럼 고용을 늘리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7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1만2252개(금융보험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은 2343조원으로 2016년(2162조원) 대비 8.3% 증가했다.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동시에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매출액은 제조업, 부동산업, 도소매업 등 모든 업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부동산과 제조업의 증가폭이 눈에 띄었다. 제조업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전년대비 8.8% 증가한 141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업은 18조원에서 22조원으로 1년 만에 매출액이 19.5% 늘어났다. 부동산업은 기업당 평균 매출액 증가율에서도 21.5%로 전업종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1912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늘어났다. 전기가스업(-1.9%)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늘어났다.법인세 차감 전 기업 순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 매출 뿐 아니라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173조원으로 전년(127조)보다 36.1% 늘어났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매출액 1000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도 73.9원으로 전년보다 15.1원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191.6원)과 제조업(90.2원)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이 높았다.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며 기업이 호황을 맞았지만 일자리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종사자수는 449만1000명으로 전년대비 1% 증가했다. 지난 2007년(-0.6%) 이후 최저치다. 상용근로자수는 제조업과 기타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한 397만8000명이었다. 임시·일용 및 기타 종사자 수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4만6000여명이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매출과 세전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과 비교하면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