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뺀 방송토론회 개최 못해” 가처분 판결
2008-12-01 이재원 기자
[매일일보닷컴/정책보도자료] 민주노동당이 지난 20일 KBS와 MBC를 상대로 낸 ‘대선 3자 후보 방송 토론회’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이제 “권영길 없는” 대선 후보 방송 토론회는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서울 남부지방법원 제51 민사부(재판장 박정현 판사)가 30일 오후 민주노동당에 보낸 결정문에 따르면 “피 신청인(KBS·MBC)들은 권영길 후보자를 제외한 채 2007년 12월 1일 및 같은달 2일 등에 예정된 피신청인들 공동 주관의 제17대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를 실시해서는 아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 이 토론회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 공영 방송사가 공동하여 주관하는 데다가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개시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시점에서, 또한 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가 개최되기 전에 열리는 첫 방송토론회여서 국민적 관심도과 매우 높고 대선 후보자들이 위 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위상과 개최 시점이 맞물려 그 방송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리라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점 ▲ 이처럼 유권자들의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이 사건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후보자로서는 자신의 정책과 신념을 홍보하고 유권자를 설득할 기회를 그만큼 잃게 되는데다가 선거운동 초반부에 이미 비주류 내지 군소후보로의 이미지가 굳어지게 되어 향후 전개될 선거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는 점 ▲ 피신청인들은 공영방송사로서 선거운동에서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막중한 임무가 있으며 공직선거법 및 공직선거관리규칙에도 이러한 취지가 명시되어 있는 점 ▲ 정당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헌법과 다당제인 우리나라의 정치 풍토를 고려하여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과는 달리 같은 법(현행 공직선거법)에서 제82조의 2 제4항과 같은 방송토론 대상 후보자 선정의 기준을 새로이 규정하고 있는 점 ▲ 여러 후보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가 공식적인 선거운동기간도 많이 남아 있어 향후 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에 있어서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현재의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이 사건 토론회에 있어 피신청인들이 초청대상자를 최근 여론조사결과 평균 지지율 10% 이상인 후보로만 한정한 것은 제한된 전파자원 및 토론의 효율성 측면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 정당성을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워 재량의 한계를 이탈하였다고 할 것 등을 근거로 들면서,“따라서 신청인으로서는 피신청인들에 대하여 그 소속 후보자인 권영길을 배제한 이 사건 토론회의 개최 금지를 구할 수 있고,(...중략) 이 사건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것이 명백하므로 가처분으로써 권영길을 제외한 이 사건 토론회의 개최를 금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