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BBK 의혹' 수사결과 4일께 발표
신당-한나라 'BBK 특검' 놓고 신경전
2007-12-03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사건 대한 검찰 수사발표가 이르면 오는 4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주임 최재경 부장)은 오는 4일 BBK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검찰은 김씨의 2차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시점이 오는 5일 자정이기 때문에 늦어도 5일까지는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결과의 발표 수위 및 방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교체된 검찰 수뇌부는 신속.공정 수사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대선을 보름 앞두고 유력주자의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상황은 부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후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검 문서감정실로부터 이면계약서의 위조 여부에 대한 결과를 넘겨받아 이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막바지 계좌추적 작업과 함께 최종 결과 발표를 위한 보강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면계약서 진위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주장 및 증거들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현재 이면계약서 작성시점에 BBK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홍종국 전 e캐피탈 대표의 주장을 확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한나라당으로부터 김경준씨가 미국 소송에서 법원에 제시했던 자료 중 홍씨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개한 하나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이 후보가 BBK를 실질적으로 소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한편 김홍일 3차장검사는 이날 "김경준씨 개인 혐의 및 이 후보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면서 "BBK 수사결과 발표 시점 및 방식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신당-한나라 'BBK 특검' 놓고 신경전
이런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2일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BBK 특검법'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할 수도 있다"면서 이날 BBK특검법안 발의를 추진중인데 반해, 한나라당에서는 "검찰이 진실을 밝혀도 억지 트집을 잡을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처럼 신당에서 검찰의 BBK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레 특검법을 꺼내든 것은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BBK' 이슈를 대선기간 내내 끌고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BBK 사건 자체가 이미 정치적인 상황으로 변질된 만큼 검찰의 중간 수사발표를 기점으로 더이상 사법부를 압박해선 안되며,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이 모두 해소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삼성 특검에 이어 BBK 특검까지 갈 경우 검찰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특검까지 가는 상황이 안오길 간절히 바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종률 의원도 "만약 검찰이 진실과 동떨어진 미흡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면 사법 정의가 붕괴되고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며 "(검찰은) 조사한대로 발표하고 밝혀진 부분에 대해 기소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또 "(BBK에 투자한) 홍종국 이 캐피털 대표나 이덕훈의 전 흥농종묘 회장의 (검찰)진술은 국감 때 한 증언이나 한나라당의 주장과도 배치된다"며 "이들의 일방적 진술이 핵심이 아니라 한글 계약서의 내용대로 BBK 투자자금 추적 결과가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신당의 BBK 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 "신당에서 (BBK가) 사건이 안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라며 "어제 (이캐피탈 전 대표) 홍종국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명박 후보는 (BBK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그 동안 (신당의) 태도를 보아 검찰 수사 결과가 진실을 밝혀도 억지 트집을 잡을 것이 뻔히 보인다"며 "얼토당토한 특검법이 아닌 대국민 참회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박 대변인은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의 색안경을 벗지 않는 한 그들에게 진실의 색이 보일 까닭이 없다"며 "특검법 운운하면서 정치공작의 미몽에서 한 치도 벗어나질 못한 작태를 보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홍종국씨와 이덕훈씨의 증언은 본질적으로 국감증언과 일치하고 모든 서류와 계좌와도 일치한다"며 "(신당은) 국민들에게 다시는 못된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