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정동영에 16일까지 단일화 제안

정동영 "국민은 빠른 단일화 원해"

2008-12-04     매일일보
【서울=뉴시스】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가 4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문 후보는 전날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범여권 후보 단일화 등 향후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까지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사람인지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서 정동영과 문국현 가운데 한 명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저희 둘의 출마로 인해 부패하고 거짓된 세력의 집권을 막지 못한다면 역사에 큰 잘못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의 평범한 기업인이자 시민운동가로 살다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오직 분노와 연민, 그리고 역사적 책임 때문이었다"며 "국민의 대다수인 중소기업인들을 소외시키고 대한민국을 소수의 재벌공화국으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온갖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치관 상실에 대한 분노, 모든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 가버린 사람들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더욱 서러운 것은 그런 현실을 만든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을 혼내 주겠다는 사람은 건국 이래 가장 부패한 비리와 의혹 투성이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이라며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며 직장을 찾아 헤매는 젊은이, 과로로 신음하는 가장, 하루하루가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단함을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 가슴 깊숙히 맺힌 서민들의 응어리와 한을 누가 풀어줄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신당과 정동영 후보를 겨냥, "그동안 민생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 따라 이합집산만 반복하며 정쟁만을 거듭해 온 집권 여당의 직무유기를 엄중히 질책하며 신당과 정동영 후보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해 왔다"며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만든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질책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반성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무엇을 반성하고 책임져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과연 수구부패 세력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최상의 후보인지 국민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과연 누가 경제와 중소기업을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진짜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지 일대일 토론을 벌여 국민검증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정 후보도 '모든 것을 버리고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또 누가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 제기된 중차대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지 국가의 미래비전을 평가받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양 측의) 결단을 이끌어낼 토론회장과 결단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은 시민사회의 존경받는 분들이 (적절한 방식을) 제안해 달라"며 "12월19일은 우리 대한민국이 부패를 극복하고 500만개의 비정규직 등을 종식하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날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합당까지 전제한 단일화 제안이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누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릴지 국민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합당 같은 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사회 원로 그룹은 어떻게 구성할 예정이냐"고 묻자 "시민사회에는 존경받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그 분들 중에 (우리 측의 요구에) 화답하는 분이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남산 문학의 집에서 선대위 산하 대한민국 재창조위원회(공동대표 김영호 김정욱 김형기) 출범식 및 비전선포식을 개최한다.

정동영 "국민은 빠른 단일화 원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4일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 시점을 16일로 제시한데 대해 "국민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은 빠른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나주시청에서 가진 가지간담회를 통해 "이기기 위해 단일화를 하는 것이지 단일화를 위해 단일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후보께서 추구하는 가치나 저나 대통합민주신당이 차기정권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에는 근접된 부분이 많이 있다"며 "우리가 강조하는 가족의 가치, 기회의 가치, 좋은 성장의 가치, 평화의 가치 모두 다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반부패 연대, 투명사회를 위한 연대에 열정을 갖고 계신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 다 반대로 갈 것 아니냐"며 "우리사회는 부패사회로 가는 것이고 인간 중심이 아닌 것이고 그런 점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단일화의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당에서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선 "원래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큰 뜻에서 합의했었지만 완결짓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이인제 후보께서는 대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으로 지금 이런 저런 접촉과 대화를 계속해 오고 있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인제 후보도 찾아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도 수구 부패 세력이 집권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불행한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렇게 들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고총리도 만나 뵐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