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전에 석방됐으면…”
구속노동자 가족의 억울한 사연 “참여정부 5년, 노동자에겐 악몽의 시간”
20여명 무기한 옥중단식 돌입, 80년대 민주화투쟁 이후 최대 규모
구속노동자 “우리의 요구는 정당했다…정치인과 노동자는 평등하다”
20여명의 구속노동자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렇게 많은 수가 감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은 독재타도를 외치던 8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들의 단식농성은 무노조 삼성과 싸우다 구속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단식을 시작한 것에 이은 것으로, 이들은 단식을 통해 “법질서가 재벌이나 권력이 아닌 민중의 편에 바로서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속노동자 석방과 사면·복권을 위한 공동행동’은 구속노동자들의 옥중단식을 지지하며 양심수들을 석방하라고 외치고 나섰다.
“기업주에겐 축복, 노동자에겐 악몽”
“성탄절 특사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기회”
이와 관련 구속노동자후원회 이광열 사무국장은 “힘 있는 자들이 저지른 삼성의 불법 비자금 문제나 BBK 사태 등은 국민의 지탄을 받아도 처벌되지 않은 채 관용으로 일관되는 것에 반해 노동자들이 파업 ∙ 집회를 벌이면 ‘엉터리 원칙’에 따라 처벌할 구실을 억지로라도 만들어낸다”며 “옥중에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집단 단식투쟁에 돌입한 20여명 구속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이렇게 많은 수의 양심수들이 한꺼번에 단식농성을 벌이는 것은 80년대 민주화 투쟁 이후 처음”이라며 “노무현 정권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노동자, 민중의 인권이 무자비하게 유린당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cream53@sisaseoul.com>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의 부인 임경옥씨와의 일문일답.
Q. 김성환 위원장의 수감생활은 어떤가.
A. 복역기간이 이달로 2년11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최근 9번째 단식을 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에서 4박5일을 지냈다. 옆에서 돌봐줄 수도 없는데 잇따른 단식투쟁을 해 건강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단식이유를 들으면 타당하기 때문에 말릴 수도 없다. 독방생활을 하고 있는 처지라 주위에 고통을 함께 나눌 동료도 없어 그게 더 걱정이다.
Q. 김 위원장이 계속해서 단식을 하는 이유는.
A. 매번 ‘마지막 단식’이라는 심정으로 단식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만큼 음식을 참는 게 힘들다는 뜻이다. 그러나 감옥 안에서 사회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곤 ‘단식’밖에 없다는 게 남편이 힘든 단식투쟁을 되풀이하고 있는 ‘진짜’ 이유다.
Q.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노무현 정부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자신이 구속시킨 양심수들을 석방해야한다. 성탄절 특사에서 양심수들을 석방하는 게 노무현 정권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