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상생협약 갑질에 분노한 CU 점주들…‘청와대 청원’까지

점주 “최저임금 인상 부담 가중에 상생대책 세워달라” 요구에 본사 “더 이상 지원 불가” 회의 중단
상생협의회에서 볼펜 던지는 등 무례한 행동에도 사과 촉구…본사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어

2019-11-27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편의점 CU가 가맹점주와 잡음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CU 한 가맹점주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최저임금 상승으로 힘든 점주들에게 상생협약에서 갑질하는 본사의 행태를 국민들께서 함께 분노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지난 19일 호소문을 올렸다. 현재 1196명이 참여한 상태다.청원 글에 따르면 지난해 점포를 전환 받아 운영하기 시작한 점주는 올해 초 시급 상승으로 걱정 태산이었을 당시 본사가 갑작스레 전기 요금·간판 세척비·포스비를 지원해준다면서 상생협약안을 도장 찍어야만 지원해준다고 협박조로 내밀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인한 바 있다.이후 점주는 내년 상생안은 지금보다 더 낫겠지 싶은 심정으로 열심히 운영해왔고 점포 담당 SC가 와서 본사도 지금 영업이익이 너무 낮아 힘들어한다고 해서 순응하기까지 했는데, BGF리테일이 3분기 영업이익이 656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6.3% 증가했다는 기사를 보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이후 뒷날 점주 협의회 회장한테서 본사와 상생협약 회의가 중단됐다면서 인상된 최저임금 분담 요구에 본사가 “더 이상의 지원은 불가하다”고 단호히 거절하고 펜을 던지는 무례를 범했다는 글을 받았다. 상생 회의에 상생 실장을 배제시키고 사내 변호사까지 대동해 법적으로 대응한다고도 했다는 것이다.점주 협의회 회장은 글을 통해 상생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존중이 아닌 무시하는 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또 “본부는 지난해에도 동일한 요구를 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회원 및 점주들에게는 단 한 번 알리지도 않고 언론에부터 먼저 공개한 아픈 기억이 있다. 본부는 그 아픈 기억을 또다시 협의회에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본사의 보안서약서 요구 문제를 거론했다.이어 “본부는 우리 TF팀이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분담 등에 대한 요구에 대해 고려 및 검토가 아니라 아예 지원해줄 수 없다고 단정했다. 올해 본부의 예상 영업이익은 1700억 원이나 되는데도 상생회의 이전부터 줄 여력이 없어 더 이상 지원해 줄 수 없다고 단언했다“면서 추가 상생지원 불가 문제를 언급했다.이 글을 읽고 분노한 점주는 편의점 본사가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들어하는 점주들에게 상생협약 자리에서 함부로 대했던 행태를 사과하고 우리 점주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상생 협약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CU 점주들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CU 피해 점주 구제 및 상생협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CU점주 측 관계자는 “현재 피해 점주들은 저 매출로 적자를 감수하며 힘겹게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며 “본사는 개별 점주에게 영업 직원을 보내 임시방편적인 지원책, 또는 폐점 위약금 일부 감면 등을 제시하며 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또 본사 측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다 전체 점주를 대표하는 점주 측 대표 앞에서 볼펜을 던지는 등의 행태를 벌인 것에 대해 CU 점주 측 관계자는 “점주는 본사의 하인이 아니라 동반자다. 상생협약도 공존을 위해 함께 체결하는 것이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던져주는 것이 아니다”며 “협약을 위한 협의에서 점주 측 대표 앞에서 볼펜을 던지는 등 안하무인 행태는 우리를 사업의 동반자가 아닌 단순히 아랫사람으로 간주하는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전체 점주에게 당장 사과하고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본사 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또 CU 점주들은 본사에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전 계약기간 동안 최저임금 수준으로 실질적인 최저수익 보장할 것 △폐점 위약금 철폐하고 ‘희망 폐업’ 시행할 것 △지원금 중단 압박을 통한 사실상 24시간 영업 강제 중단할 것 등이다.CU 점주들은 본사의 적극적 이행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태도 변화가 없으면 농성으로 전환할 것을 예고했다.이에 CU 본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500억 원씩 지원하고 있고 내년 상생협의안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점주들과 협의회를 계속 진행해 원활하게 합의점을 도출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이어 “카드 수수료 방안도 나와서 점포에도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 것”이라면서 “연 300만 원씩 아낄 수 있어 내년에 최저임금 오르는 걸 상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