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저축銀 회장, '2000억대 불법대출' 혐의 영장 청구

2012-10-24     안경일 기자
[매일일보]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24일 2000억원대 불법·부실대출을 일삼은 토마토저축은행 신현규(59)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회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숙연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신 회장의 구속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 은행 여신담당 남모(46·구속기소) 전무 등과 함께 2004년부터 올해 9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직전까지 턱없이 낮은 담보를 잡거나 아예 담보없는 상태에서 1600억원대 부실대출을 벌인 혐의다.

이들은 부동산개발업자 권모씨에게 환가 가능성 없고 가격도 알 수 없는 탱화 3점을 담보로 받는 대신 2004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불법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신 회장은 또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소재 골프연습장 운영비로 400억원을 차명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 상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신 회장은 이 은행 지분 4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울러 신 회장은 금융감독 당국이 경영진단을 실시하자 부실담보를 감추기 위한 주식 매입 자금 300억원을 차명 대출받은 혐의도 있다. 그는 영업정지 직전, 부족한 담보물에 이 주식들을 메꿔넣어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남 전무 등과 공모해 3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러 은행 수익을 부풀리고 500억원대 후순위채 발행을 남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앞서 구속한 남 전무를 이날 기소했다. 그는 신 회장의 지시를 받아 이같은 불법·부실대출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무는 토마토저축은행 이외 토마토2저축은행의 여신도 사실상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 관계자는 "영장 청구 또는 기소 후에도 이들의 혐의를 추가 조사할 예정으로 향후 부실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