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선호텔베이커리 조사 착수...뭘 조사하나
2011-10-25 김석 기자
최근 공정위가 백화점을 압박해 새롭게 받아낸 판매수수료 인하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의 기업에 현장조사가 착수된 만큼 신세계그룹의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 1600억원을 기록한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신세계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로 전국 이마트에 독점으로 빵과 피자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40%의 지분을 보유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이 대주주며, 조선호텔이 4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다.
25일 공정위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7일 오전에 조선호텔베이커리 본사에 조사요원 투입, 영업 및 마케팅 부서의 PC와 관련 장부 일체를 확보하고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조선호텔베이커리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요원이 아무런 통보 없이 본사를 찾아왔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선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조선호텔베이커리에 대한 부당지원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이마트와 백화점내 위탁을 통해 판매한 매출이 대부분이며, 이 과정에서 위탁판매 수수료 부과의 적정성 여부에 집중 조사가 예상된다.
실제로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지난해 (주)신세계에 1380억원 등 특수관계자를 통하여 위탁 등의 방법으로 총 14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서 백화점과 이마트내에 입점한 다른 업체들의 수수료율과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수수료율을 비교분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특수관계기업 간의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대주주의 이익과 재벌 오너 기업들의 부의 대물림이다.
신세계백화점 및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수수료와 관련 “회사 내부적인 대외비기 때문에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른 경쟁사들은 판매수수료를 얼마나 지급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조선호텔베이커리는 백화점 및 이마트에 21% 이상의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규정에 따라서 시장감시를 포함한 현장조사에 착수 한다”며 “조사의 특성상 해당 의혹과 관련된 자료의 은닉 및 유출 등을 감안해 사전 통보 없이 착수되며 업체 규모에 따라 조사기간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지난 2005년에 모기업인 조선호텔에서 물적 분할 이후 아직까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현장조사는 계속되는 유통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의 일환이라”며 “아마도 강력한 압박이 필요한 시점에서 신세계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 또한 “정부의 압박이 이제부터 시작됐다”며 “그룹 내부적으로도 전방위 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 사장 등이 제과점을 운영하거나 대주주인 점을 거론했다. 당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즉각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며 “엄정하게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