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폭과의 전쟁’은 뒷북?
상시단속해온 광주전남지역, ‘주먹’ 오히려 증가
2012-10-25 최소연 기자
[매일일보=최소연 기자] 경찰이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유혈극을 계기로 전국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전형적인 ‘뒷북치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의 ‘조폭과의 전쟁’은 지난 21일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조폭들의 흉기 난동 이후 축소 및 허위보고와 현장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지난 10월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이 조직폭력배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던 터라 경찰이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것. 당시 김태원 의원은 “최근 조직폭력배들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해 회사자금을 빼돌리거나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며 법망을 피하고 있다”며 “서민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 경찰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위험 발생 전 선제적 개입 등 적극적인 예방활동으로 재범을 방지하고 있으며 조폭에 대한 상시적인 단속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인천에서 조폭 130여 명이 혈투극을 벌이는데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눈 앞에서 흉기로 찌르는 것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경찰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경찰청은 해당 경찰서장을 직위해제 한 뒤 전국 지방경찰청에 조폭과의 전쟁을 지시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 24일 산하 21개 경찰서 수사, 형사 근무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직폭력 대응 및 수사역량 제고를 위한 워크숍을 갖고 올해 연말까지 특별 검거키로 했다. 또 광주경찰청도 지역 내 조직폭력배들에 대한 동향 파악과 범죄 혐의점에 대한 첩보 수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직폭력배에 대한 경찰의 상시 단속에도 불구하고 전남과 광주 지역의 조폭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지역에서는 지난 2009년 6개 조직에 185명, 2010년 8개 조직에 214명, 올해 9월 현재 8개 조직에 217명으로 2년새 2개 조직 32명의 조폭이 증가했다. 광주는 2008년 8개 조직 304명에서 올해 9월 현재 조직 수는 같으나 인원은 31명이 증가한 335명의 관리 대상 조폭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