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이해찬 대신해 “연동형 적극 수용”

바른미래당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아니다”/정의당 “의원정수 확대 못하면 지역구 축소 논의해야”

2019-11-29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조현경·김나현 기자]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입장 번복'이라며 소수야3당의 공세를 받아온 여당이 29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기본으로, 연동형 배분 방식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윤호중 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이번 선거법 협상에서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기본 목표로 삼고, 우리 당이 주장해 온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기본 틀 위에 연동형 제도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지난 20여년 동안 일관되게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대선과 총선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며 "비록 연동형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추구해 온 선거제 개혁에는 내용상 연동형 배분 방식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자는 주장 안에 비례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이 있고, 배분 방식의 하나로 연동형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는 이 대표가 최근 "다수당이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100% 비례대표를 몰아준다는 건 아니다"고 발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소수야3당의 비판을 산 데 대해 측근인 윤 사무총장이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연동형에 대해 반대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야3당과 민주당 사이의 불필요한 장외공방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비례성 강화를 위해 논의돼야 할 필수 쟁점인 의원정수 확대·지역구 의원 축소·중대선거구제 등에 대해서도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뜻이 있기 때문에 정수가 유지되는 안에서 개혁안이 도출되길 희망한다"며 "그럼에도 현행 의원 수에서 개혁이 어렵다는 정개특위 합의안이 나온다면 그 부분까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안은 당연히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등에 대해서도 "우리 당에서 검토해온 방안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른 당에서 정개특위에 제안한다면 특위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구체적 내용은 정개특위에서 논의될 내용이지 당 대 당으로 성명공방을 벌일 일은 아니다"며 "만약 연동형 도입에 대해 당론화가 필요하다면 절차를 밟을 수도 있지만, 정개특위 단일안을 당이 수용하는 게 더 좋은 수순"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과는 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정당 득표와 의석수를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이 선거제 개혁의 핵심이자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적 내용"이라며 "아직도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겠다는 뜻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했다.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정의당)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례성이 가장 잘 보장되는 것은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의석수가 1 대 1의 비율일 때"라고 했다. 이어 "다만 중앙선관위가 현실을 감안해 제시한 '2대 1(지역구 대 비례대표)의 원칙을 중요하게 본다. 비례대표 절대 수가 100석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제 개혁 과정에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한다면 국회가 지역구 의석수 축소에 대해 결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