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국노총, 기회주의적 술수" 맹비난

"한국노총, 이명박과 정책연대 철회하라" 요구

2007-12-10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 한국노총이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 및 정책연대를 결정한 것과 관련, 민주노총은 "정권변화 시기에 힘있는 자에게 아첨하여 떡고물이라도 주워먹어보자는 기회주의적 술수"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노총은 10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가장 반노동자적 후보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한국노총이 조합원 투표 형식을 빌린 것은, 조합원들의 진정한 요구를 수렴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 민주적 절차를 가장해 정당성 없는 자신들의 선택을 합리화하려는 계산"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의 ARS총투표 대상인원은 493,480명인데 236,679명만 응답했으며 그 중 이명박 후보 지지는 98,296표로서 응답자 과반에도 못 미치는 바, 조합원의 요구라는 대표성을 상실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와 정책연대를 하겠다는 것은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또 "민주노총이 대선후보들의 노동정책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이명박 후보는 노동공약을 독립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고 투자활성화를 위한 공약의 하위조치로 노사관계분야가 규정되어 있을 뿐"이라면서 "이는 노동유연화에 따른 비정규노동자의 희생으로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신보수주의적 입장과 딱 들어맞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후보는 비정규직 대책 또한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않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문제’가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방안이라며 ‘시장에 의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친기업적 이명박 후보의 비정규 공약은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한국노총의 정책연대가 가지는 위험성은 전체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기 때문"이라면서 "더욱이 한국노총 조합원조차도 다수가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바, 지도부가 다시 한 번 전체조합원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 이명박 후보와의 정책연대를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도 "한국노총의 조합원 총 투표 결과는 특정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요식절차"라면서 "정책후보를 선택할 여지가 없었던 투표 결과는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노회찬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30분 국회 3층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동당은 한국노총의 정책연대 투표 의도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노 의원은 "한국노총의 이번 투표는 노동자의 권익과 가장 거리가 먼 후보를 연대후보로 뽑은 것 자체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과거 여당만을 지지했던 한국노총의 역사가 되풀이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이라는 반노동자 경력, 심지어 노조 결성조차 인정치 않았던 후보 및 정당과 정책연대 하겠다는 한국노총 지도부의 발상이야말로 실로 처음보는 희한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한국노총은 사실상 명분도 실리도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명박후보가 한국노총과 함께한다고 해서 친노동자적 후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노총 지도부는, 한국노총 노동자와 국민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연대 선정과정과 결과에 대해 역사 앞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