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입구 좁히고 출구 넓힌다’

같은 업종 도시 50m 농촌 100m 이내 출점 자율제한

2019-12-03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 대책의 일환으로 당정이 ‘입구를 좁히고 출구는 넓히는’ 내용의 업계 자율규약을 통해 편의점 과밀화를 막기로 했다. 편의점 출점을 제한하는 업계의 자율규약이 18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4일 공식 발표되는 자율규약에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이마트24 등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 및 시행을 위한 당정협의’를 열고 편의점 자율규약안을 내놨다. 자율규약의 핵심은 편의점 출점을 어렵게 하는 동시에 경영이 악화된 점포의 폐점을 쉽게 해 퇴로를 넓히겠다는 것.편의점 출점의 경우 현재 250m 거리 내 동일 브랜드 편의점이 없어야 한다는 규제가 있지만 2014년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사실상 폐지된 상태다. 하지만 자율규약이 발효되면 타 브랜드까지 고려해 출점 제한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당정과 업계는 지자체별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도시는 50m, 농촌은 100m를 거리유지 기준이다. 다만 서울시는 50m를 100m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지역별 상권의 특성도 고려될 예정이다. 가맹본부가 창업희망자에게 상권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식이다.편의점 폐점의 경우 점주 책임이 아닌 경우에 한해 폐점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위약금 부담을 면제해주거나 대폭 감경해주기로 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원장은 “(그동안) 편의점주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폐점을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었다”고 했다.한편, 이번 자율규약은 자영업자를 위한 당정 대책의 일환이다. 앞서 당정은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조사 때마다 최저점을 갱신하는 상황과 관련돼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민심이반이 심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