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경전철 사업 의혹투성이"…"자료 공개 해야"

[인터뷰] ‘부산김해경전철시민대책위원회’ 공윤권 경상남도의회 의원

2011-10-28     변주리 기자

[매일일보=변주리 기자] ‘부산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가 27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김해경전철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감사 청구를 위한 1만 김해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과도한 총공사비와 하도급 차익 ▲부풀린 수요예측과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결정과정 ▲과대설계로 인한 총공사비 증가 등에 대한 의혹과 함께 쇠바퀴 전철에 따른 소음피해와 교량형 구조에 의한 사생활 침해에 대해 시행사 및 해당 지자체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매일일보>이 시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공윤권 경상남도의회 의원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 서명운동에 돌입한지 하루가 지났다. 시민들의 반응은?

- 아직 정확한 집계를 해보지는 않았으나 천 명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경전철이 지나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참여를 많이 해줬다. 소음피해로 주민들이 불만이 많다.

△ 총공사비가 과도하게 집행됐으며 시행사가 하도급 차익을 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어느 정도 부풀려진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 우리 대책위는 주민감사 서명운동을 하기 전부터 계속해서 부산시와 김해시, 그리고 시행사인 부산김해경전철㈜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지차체에서는 자료가 없다하고 시행사측에서는 사기업 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자료 확보가 되지 않아 얼마나 부풀려진지는 잘 모르겠으나, 지자체가 자료가 없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자료공개를 꺼리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수요예측과 MRG 결정 과정에 협약당사자간 비리가 있다고 보는가.

- 비리 의혹을 제기하려면 물증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우리는 수요예측을 제대로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교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은 1999년 처음 수요예측을 했을 당시 29만2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돼 2차례 더 수요예측을 해 17만6000명으로 확정됐으나, 개통된 이후 하루 이용객이 3만 명 안팎이다. 예측 수요가 터무니없는 수치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를 토대로 MRG 협약을 체결으니 주민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은 1999년 개통 첫해 하루 이용객이 29만 2000명으로 예측했다. 이어 2000년에는 민간사업자인 H개발과 P건설 컨소시엄은 수요를 20만 8000명으로 예측했으며, 국토부와 민간사업자는 이 같은 수요예측을 근거로 2002년 7월 사업자 수요를 다시 분석한 뒤 협상을 통해 수요를 17만 6000명으로 확정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이를 토대로 부산김해경전철㈜에게 20년간 예측수요의 80%(10년), 78%(5년), 76(5년) 이하로 탑승할 경우, MRG를 보장해 주기로 협약했다.

△ 과도설계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설계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컸다고 보는 것인가.

- 단적인 예로 건널목 횡단보도에 경전철 역사가 들어섰다. 그런데 바로 옆에 육교를 설계해 세워진 곳이 3곳이나 된다. 이외에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많이 있다.

△ ‘교량형 구조에 의한 사생활 침해’는 무슨 뜻인가.

- 육교가 들어선 곳 주변에 만세대 정도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런데 육교와 경전철이 지나다니는 다리에서 아파트 안이 훤히 들여다보여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소음문제도 심각하다. 경전철에 달리는 바퀴는 고무바퀴와 쇠바퀴가 있는데 도심구간을 지나는 전철에 쇠바퀴를 쓴 사례는 거의 없다. 그만큼 준비가 전혀 안됐다는 것이다. 소음문제로 경전철 준공 승인이 미뤄지기도 했으나 결국 8월에 보건환경연구원이 다시 측정해 승인을 내줬다.

△ 시민들의 주 이동경로와 경전철의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앞으로도 수요가 많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보는가.

- 현재 부산김해경전철의 일부구간은 도심구간을 가로지르지 않고 변두리를 돌아서 가게 설계돼 있다. 때문에 기존에 주민들이 이용하던 버스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도 하고 경전철 역사까지 가는데도 불편한 측면이 있다.

시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예산이 더 많이 들고 있다. 경전철이 들어서면 호기심 때문에 초기에 더 많은 수요가 있는데 한 달 조금 지난 지금도 이용객이 3만명 안팎인 것으로 보아 수요를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 부산~김해 경전철은 지난 9월 17일 영업운행을 시작한 뒤 한 달 동안 이용객이 하루 평균 3만 1000명에 그쳐 예측수요의 17%에 머무는 것으로 집계됐다.

△ 김해시가 부산김해경전철㈜와 올 연말까지 MRG 보장률을 지금보다 4% 낮추는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 아직까지 구두상으로만 얘기가 오가고 있어 확실한 것도 아니다. 또 현재처럼 예측수요의 17% 수준에 머물 경우 20년간 2조776억원을 보전해줘야 하는데, 4% 낮춰봤자 1600억원 정도 낮춰지는 것밖에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 개통이전에 120여곳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이 있었다. 안전 확보 이후에 준공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됐나.

- 이것에 대해서도 지자체에서는 자료공개를 안하고 있다. 이후에 감리를 했는지 안했는지 자료를 안주니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