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호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신 중

지난해 국내 호텔 1617 업체, 2016년 比 85개 증가
놀이시설·맛집·문화 강좌 개최 등 고객 잡기 총력전

2018-12-06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호텔이 단순히 잠을 자고 쉬기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종합 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놀이 시설 등 체험 활동과 문화콘텐츠 그리고 유명 맛집 등을 끌어안아 ‘다양함’과 ‘특별함’을 강조하는 추세다. 국내 호텔 수가 포화 상태에 달함에 따라 숙박이라는 본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이 같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호텔 수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6일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국 호텔 수는 1092에서 2016년 430개가 늘어난 1522개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는 85개가 증가하며 1617개에 달했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약 10여년 전부터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과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호캉스 족이 늘어나며 호텔 수도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너무 많아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최상의 ‘룸’을 꾸미는 것이 중점이었지만 이제는 룸 상태는 기본이다”면서 “호텔에서 오래 머물면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 그리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화두에 오르면서 이러한 트렌드를 충족하기 위한 호텔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호텔에서 개최하는 문화강좌도 한 예이다. 호텔 문화 강좌는 백화점 문화센터보다는 비싼 편이고 참가자가 투숙객으로 한정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제가 다양한 데다 소규모의 인원이 전문가를 활용한 수준 있는 강의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올해 초부터 정기적으로 살롱 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와 샴페인·크리스마스 디저트 등을 즐기는 주제로 열린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곳도 있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는 12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홀리데이 클래스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리스와 통나무 케이크 등을 만드는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 할 수 있도록 놀이 시설을 만든 곳도 있다. 울산 롯데호텔은 지하 1층에 록 볼링장 라이크 볼링 앨리를 연다. 5성급 호텔에 록 볼링장이 생기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롯데호텔 제주는 이달 국내 호텔업계 최대 규모의 멀티 놀이 공간 플레이토피아를 오픈한다. 2710㎡ 규모로 조성된 플레이토피아는 익스트림 어린이 스포츠 클럽·락 볼링장·VR 체험존 등을 마련했다.

편의점과 아니라 유명 맛집을 유치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편의점이 들어섰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태국 음식점과 북엇국집 그리고 손만두집 등 지역 맛집 10여 곳을 넣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호텔이 격식과 프라이빗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종합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