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잡해진 1세대 1주택 비과세

2018-12-10     박수진 기자

[장욱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사] 1세대 기준 1주택자의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9억원 이하의 거래가액으로 양도하면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이는 상식적으로 많이 알려진 내용이며 그 내용 역시 어렵지 않다. 

더불어 일반적인 특례로 ‘일시적 2주택 비과세’가 있다. 1세대 1주택자가 새로운 신주택을 취득하고 그로부터 3년 이내에 구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시점에는 비록 2주택 상태라고 하더라도 비과세를 적용해 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상식으로 알고 있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양도소득세 비과세규정이다. 원칙적인 1세대 1주택 비과세의 요건에 의하면 거주요건은 필요치 않다. 즉 양도하는 주택에 거주한 이력이 없어도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주택은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당 주택의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양도하는 시점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시점이라 하더라도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거주해야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A주택과 B주택을 순차적으로 취득한 것을 가정할 때 첫째 양도하는 A주택의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A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된 후에 B주택을 취득한 경우여야 한다. 셋째 B주택의 취득일로부터 3년 이내에 A주택을 양도해야 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요건이다. 

하지만 올해 9/13 부동산대책 발표에 담겨 있는 내용에 의하면 A주택과 B주택이 모두 조정대상지역 내의 주택인 경우에는 비과세 적용을 위한 요건 중 셋째 요건인 ‘양도기한’이 B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여야 한다.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양도기한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개정규정의 적용은 9월 13일 이후 B주택을 취득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1세대 1주택인 상태에서 주택을 양도하면 비과세가 적용되지만, 양도가액이 9억원을 초과하면 비과세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표현상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것일 뿐 그 실질은 비과세와 다를 바가 없다. 실제 거래가액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고가주택’이라고 한다. 1세대 1주택이면서 2년 이상 보유한 고가주택인 경우에는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만약 1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10억원에 양도하면 9억원의 양도차익이 계산되지만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인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9000만원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게다가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에는 과세대상 양도차익으로 계산된 금액에 대하여 보유기간 만1년당 8%(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준다. 즉 10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과세대상으로 계산된 9000만원 중에 80%인 7200만원은 비과세를 적용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9/13 대책으로 2020년 이후 양도하는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2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 한하여 보유기간 1년당 8%(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고,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유기간 1년당 3%(최대 3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게 된다.

2년에 걸친 주택가격의 안정화 대책 수단으로 세법이 개정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비과세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조건이 취득시기나 양도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제는 몇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상식선에서 쉽게 판단해서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법률은 납세의무자가 몰랐다는 것에 대하여 절대 인정을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명확한 요건을 꼼꼼히 살펴서 스스로 챙길 때에만 혜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