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 中企적합업종 발표…‘안도’ 혹은 ‘골머리’
2012-11-04 변주리 기자
웅진코웨이는 4일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정수기업계가 제외된 것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서 큰 기업으로 만든다는 것이 취지인데 웅진코웨이는 그 취지에 가장 부합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웅진이 다른 중소기업에 비전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으로 중기 적합업종에서 빼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동반성장위의 결정은 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날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25개 품목을 추가로 지정했다. 하지만 정수기의 경우 대·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하고 적합 업종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웅진코웨이가 40% 정도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청호나이스 8~10%, 동양매직과 교원L&C가 각각 5~8% 등으로 뒤따르고 있다.
2년 전 대기업인 LG전자가 시장에 진출했으나 2% 미만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반면, 식품업계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두부를 포함한 김치, 햄버거용 식빵, 김, 원두커피 등 주요품목이 대거 '중소기업 적합업종 2차 발표'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부의 경우 풀무원, CJ제일제당, 대상 등 내로라는 국내 빅3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는다.
특히 이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풀무원이 점유율 절반을 차지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왔다.
두부는 풀무원그룹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 6661억원 중 12.5%(967억)을 차지하는 핵심사업부문이다. 핵심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7%에 달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B2C 시장은 기존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OEM 기업을 추가 확장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자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포장두부 시장에도 진출을 자제키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판두부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규모는 30억~40억원 수준이지만 총 1700억원의 시장 규모인데 이 큰 시장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이번에 중기 적합업종에 포함된 대부분의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반김'으로 유명한 동원F&B는 시장 점유율 10% 내외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가집 포장김치 시장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대상FNF도 일반식당·대학 등의 시장에서 철수하고 중고교·군납은 자제해달라는 조치와 관련 "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의대상 29개 품목 중 LED조명, 어묵, 김치 등 16개 품목은 일부사업을 철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어묵대기업은 급식을 자제하거나 OEM시장에서 철수할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