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제 2월 시한 제시에 야3당 “더불어한국당 합의안 가져오라”
나경원, 선거제와 개헌 연계 시사 '더 꼬이는 연동형 정국'
2019-12-1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박규리·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단식에 들어간 지 7일째 더불어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기본원칙을 확인하고 내년 2월까지 처리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믿을 수 없다'며 한국당을 적극 설득해 양당 합의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더불어한국당'의 합의안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선거제와 개헌 연계론을 들고나와 선거제 개편 문제는 갈수록 꼬일 전망이다.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기본방향에 동의한다"며 "내년 1월 중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안에 합의하고 내년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루빨리 여야5당이 이 기본방향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7일차에 접어든 야3당의 단식농성 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야3당은 민주당이 한국당을 설득해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으로 제안했다. 이정미 대표는 "다행히 민주당 최고위에서 민주당 당론이 연동형 비례제라는 걸 확인했다"면서도 "이달 예산안 처리할 때처럼 12월 한달간 두 당이 연동형 비례제 합의안을 마련해 갖고 오면 된다. 오늘 민주당 최고위는 그런 일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내 일이라 생각하고 발 벗고 나서서 한국당을 설득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어느 두 당 중 한 당만 반대하면 안 되는 일로, 두 당이 서로 열린 자세로 이견조율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아직 당 차원의 기본 입장이 나오지 않은 한국당은 야3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나경원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연동형 비례대표제 같은 경우엔 의원정수 확대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워 국민 정서가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선거제도는 권력 구조와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도 했다. 선거제 개편 문제를 개헌과 연계시키겠다는 의미다. 이에 민주평화당은 문정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선거구제와 개헌을 연계하자는 제안은 전임 김성태 원내대표 안보다 후퇴한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취임 첫 행보는 실망스럽다"고 했다.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자신을 찾아온 나 원내대표에게 "내 정치에 마지막 모토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의회권능의 강화와 민주주의의 발전'이다"라며 "너무 오래 끌면 나를 못 볼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날 나 원내대표의 취임 축하차 국회를 찾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선거제 개편 문제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달라는 야3당의 요구에 대해 '여야5당의 몫'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