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막판 표몰이 강행군

서울서 피날레 유세...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과 지지 호소 예정

2007-12-18     정치부

【매일일보닷컴】대선주자들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유세를 끝으로 열전 22일간의 선거전을 마무리한다. 대선주자들은 이날 평소보다 빡빡한 유세일정을 소화하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막판 민심얻기에 총력을 기울여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18일 서울 지역에서 어느 때보다 빡빡한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표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러시아산 대게를 들어보고 "만졌으니까 사줘야지"라며 물건값을 지불하기도 했으며, 새벽시장에 나온 한 할머니를 포옹하며 "우리 어머니가 시장에서 좌판을 했다. 경제를 살리려고 나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에 임하는 각오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이 후보는 신촌에서 거리 유세를 펼친 후 보육시설인 은평천사원을 방문해 보육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후 그는 노원, 전농 사거리, 송파, 신림 등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투표 참여와 막판 지지를 호소한 후 계천에서 '국민성공시대 선포식'을 하고 2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李 "특검 미풍· 李효과는 태풍"…D-1 기자회견 

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영상을 가지고 제가 BBK를 소유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나 되는 것처럼 공격하는 것은 문패 철자가 틀렸다고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K특검에 대한 수용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BBK와 관련해 저는 주저할 것이 없다"면서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주장이 허위임을 입증하기 위해 세포조직까지 떼어주면서 DNA검사를 받았던 비통한 심정으로 저는 특검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동영상도 신금융 사업을 소개하고 홍보하면서 부풀려진 것일 뿐"이라며 "이것은 누구 것이고 저것은 누구 것이라는 것을 밝히는 내용이 아니었고, 이미 검찰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민 여러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 불안해 하실 필요도 없다. 정권교체의 일정은 흔들림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열번, 백번을 수사하고 특검을 한다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고 그 이유는 진실은 오직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럼에도 신당이 전략적 특검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저를 흔들어서 조기에 무력화시키고 이를 총선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마저 선거 막판에 선거 중립의 의무를 깨고 정권연장을 위한 반이명박 동맹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일 선거가 끝나고 저 이명박이 당선되면 바로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고, 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기업은 주저했던 투자를 하게 되고 소비자는 닫았던 지갑을 열고 재래시장이 활기를 띄고 해외에서도 투자가 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시대의 요구"라면서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은 대한민국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한나라, D-1 "투표장 나와 李 보호해달라"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8일 오전 국회에서 당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를 열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BBK 특검법안 국회 통과를 맹비난하며, 국민들에게 "투표장에 나와 이 후보를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또 안상수 원내대표 외 소속 의원 127명 전원의 이릉으로 BBK 특검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한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권고 결의안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다수당이 소수당 유력후보를 상대로 특검법안을 발의하고 강행 통과시켜서 흠집내는 신종 특검법 대선전략이 등장했다"면서 "내일 우리 국민들은 모두 투표장으로 나와 이명박 후보를 보호하고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총궐기해 이 후보를 지켜줄 것"이라며 "지난 5년간 나라를 망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모두 투표장으로 나와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이 후보를 당선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위헌적 특검법의 통과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대선 결과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확인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이번 특검을 통해서 우리 후보의 결백이 물론 명백하게 증명될 것"이라며 "그런 결과가 나왔을 경우 공작을 주도한 관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정치판에서 영원히 퇴출시켜 다시는 이런 불법적이고 네거티브적인 선거풍토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는 18일 "검경수사권을 재조정하고 상명하복 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 관계가 되도록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강남역 유세를 취소하고 서울 가락지구대를 방문, "이번에 일부 '정치검찰'에 의해 진실이 은폐됐는데 막판에 마포경찰서의 '(BBK) 동영상 사건' 수사를 통해 생매장될 뻔했던 진실이 밝혀진 점을 높이 생각한다"며 "민생치안 및 거짓을 파헤치고 정의를 밝히는데 꿋꿋하고 당당하게 임해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래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경찰의 사기와 복지가 핵심"이라며 "공무원 숫자 늘리는데는 부정적인 국민들도 경찰관과 소방관 늘리는 건 이해하니까 더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상인연합회 회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 "거짓말쟁이 하나 못 잡겠느냐"며 승리를 확신했다. 한 상인이 "여기가 민심의 텃밭이다. 여기서 바람 한번 불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다. 여기는 전국 상인들이 아침에 들러서 가는 곳 아닌가"라고 강조하자 정 후보는 "후보로 정해진 뒤 처음으로 간 게 동대문시장이었는데,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려고 여기 왔다"고 화답했다.

또 다른 상인은 밤새 손수 뜬 주황색 털목도리를 정 후보의 목에 둘러줬다. 연이은 유세 일정으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던 정 후보의 얼굴에 잠시 생기가 돌았다. 시장 골목에서 마주친 또 다른 상인은 "가락시장 좀 살려 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정 후보는 "오늘 가락시장의 기를 받았다.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서민대통령이 나와야지!"라는 백발이 성성한 한 상인의 외침에 정 후보는 "감사합니다"라며 배추 2단을 샀다. "(깎아서) 5000원에 주겠다"고 만류했지만 이른 새벽부터 상인들의 환대를 받은 정 후보는 굳이 1만원을 쥐어주고 자리를 떴다.

정동영 "사실상 내가 단일 후보"  

정 후보는 이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이 아니라 민주평화개혁세력의 대표 후보로 출마했음을 선언한다"며 "민주평화개혁 진영을 이끌어 온 각계 원로, 지식인, 사회단체의 지지선언과 지금까지의 모든 조사결과는 내게 사실상 단일후보로 선거에 임할 것을 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87년 정권교체, 2002년 대선 등 중요한 고비마다 우리 사회를 이끌었던 이 땅의 양심들이 2007년 겨울, 얼어 붙은 대지를 뚫고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다"며 "어제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인 함세웅 신부, 백낙청 교수 등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단일화를 하라'고 거듭 촉구했다"고 단일 후보 선언 근거를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 진실에 한 표를 모아 달라. 양심에 한 표를 모아 달라. 표를 분산시키는 것은 거짓말쟁이 후보를 도와주는 것이다. 힘을 모아서 진실이 거짓을 이길 수 있도록 해 달라.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반드시 승리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대통령이 되겠다. 대통령 직의 권위를 세우되 권위주의는 배격하겠다. 나라의 품격을 높이겠다. 낮은 자세로 서민과 함께 울고 웃는 '서민의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오늘 백범선생님 묘소를 참배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다. 백범선생님께서 염원했던 깨끗하고 도덕이 살아 있는 나라, 문화의 힘이 넘쳐 흐르는 나라, 평화롭게 통합된 나라, 백범선생님의 염원을 받들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아침을 열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다"며 대선 전날 기자회견 장소를 백범기념관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2008년에 건국 60년 환갑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에서 거짓말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 한다. '희대의 거짓말쟁이'를 지도자로 뽑았다는 오명이 남을까봐 두렵다. 전국민을 상대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 온 사람이다. 거짓말이 탄로나도 책임을 지지 않은 사람이다. 거짓말에 대해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정 후보는 "'사실상 단일후보'라는 말을 다른 후보들이 인정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나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 줄 것"이라며 "산표(散票)가 사표(死票)가 되면 이명박 후보를 찍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 현명한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오늘 새벽에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민심을 만났다. 내 손을 꼭 부여잡고 '거짓말쟁이 하나 못 이기느냐'고 말하는 뜨거운 민심을 만났다. 며칠 전과는 완연히 달라졌다. 공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국민을 모욕하고 무시한 후보가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민심의 체온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던 격차가 이제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오늘도 변화가 있었고 내일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믿는다"며 자신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서울 전역을 훑는 유세활동을 전개한 뒤 선거운동 종료를 1시간여 앞두고 명동예술극장에서 구국대장정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감하게 되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구로공단역, 용산, 남대문, 대학로, 명동 등지에서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이회창, '서울지역' 공략…朴 또 찾을까?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 자신의 취약 지역인 서울지역을 돌며 마지막 유세전을 펼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남대문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곧바로 강서구 화곡역 유세를 시작으로 영등포역, 강남역, 삼성역, 천호동, 미아삼거리, 홍연시장, 신촌, 홍대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벌일 예정이다.

그는 이어 명동예술극장 공사현장 앞에서 '구국대장정' 행사를 벌인 뒤 밤에는 기자들과 만나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이혜연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자체 여론조사로 볼때 숨어 있는 표가 많고 바닥 민심도 좋다"면서 "특히 BBK 동영상 사건 이후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가 다시 박근혜 전 대표의 자택을 방문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만일 이 후보가 (박 전 대표 자택으로) 간다면 누구도 모르게 갈 것"이라며 "이날 오전 팀장 회의에서도 가는 게 나을 지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반면 연이은 탈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이인제 후보의 사퇴를 둘러싸고 격론 중이다. 민주당은 이상열 정책위의장이 탈당을 선언한 지난 17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4시간 동안 이인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후보 사퇴 문제로 격론을 벌였지만 이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18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에서 (BBK) 동영상을 계기로 개혁진영의 '반(反)이명박' 대오를 형성하려고 이 후보가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이인제 후보가 (대선) 완주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상천 대표는 전날 밤 최인기 원내대표, 이인제 후보와 3인 회동을 갖고 후보 사퇴를 권유한 것에 이어 이 자리에서도 "동반 사퇴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사퇴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내가 크게 결단을 해서 통합과 단일화를 결심하고 지난달 12일 4인 합의를 이뤘지만 신당에서 파기해서 오늘까지 이른것이 아니냐"며 "대선을 하루 이틀 남기고 내가 사퇴하는 것은 당에도 좋지 않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국현 "부패 한나라·무능 신당에 정권주면 안돼"  
 

한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는 대선 유세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을 싸잡아 맹공격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젊은층이 대다수를 차지한 200여명의 유권자들을 향해 "부패하고 거짓말쟁이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BBK 김경준과의 공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능.무책임한 대통합민주신당을 버리고 저를 중심으로 단일화돼야만 새로운 시대의 문이 열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재래시장 등 서민경제가 위기에 몰려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연고와 지역을 넘어서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역 광장 거리유세 이후 동대구역, 대전역, 서울역을 거친 거리유세를 끝으로 선거 유세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