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대통합신당과 민주당 '격랑' 속으로
이명박 국정안정론 확산될 경우 범여권의 총선궤멸론 현실화 가능성
2007-12-20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 패배의 충격 속에 당분간 적잖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고개를 들게 되면 전당대회 이전에 당 지도부 일괄 사퇴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용 정당으로 급조됐다는 따가운 시선 속에 그동안 정동영 후보가 구심점을 잡지 못해왔고 당장 오충일 현 지도부의 리더십도 전대를 치를 수 있을지가 의문시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1월 전대를 둘러싼 당권 경쟁에 휩싸일 경우 당내 제 세력 간 이해관계 상충 등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다만 2차 핵분열할 가능성보다는 내부 권력 투쟁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부 체제정비와 내년 4월 총선을 이끌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1월 전당대회 개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지 오래다. 이미 당권을 놓고 손학규 김근태 정동영 이회창 민주당 시민사회세력 등 6개 정파 간에는 정동영 대 반정동영 전선을 놓고 다양한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회자되는 분위기다. 제 1의 시나리오는 반 정동영대 정동영계 간 대결이다. 반 정동영 전선의 중심에 김근태 계와 이해찬 전 총리 간 연대설이 나오는가 하면 손학규 전 지사는 정동영 반 정동영 양측의 러브콜 속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특히 반 정동영측에서는 대선 패배론을 강력히 제기해 정동영 후보의 정계은퇴는 물론 정동영계 일대 쇄신론을 제기하면서 당이 본격적인 당권 투쟁에 휩싸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동영계 내부에서는 이강래, 김한길 두 의원 간 당권 경쟁설이 나돌고 있다. 김한길 의원은 열린우리당 국정운영 실패에 따른 책임론, 이강래 의원은 재선이라는 선수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인물난을 겪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정동영 후보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당장은 백의종군과 함께 당 고문직 정도로 2선 후퇴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내년 총선 출마를 통해 재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무성한 상태다. 다만 참여정부 내 통일부장관을 지내는 등 국정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두 번의 당의장을 지낸 전력 등이 대선책임론과 맞물려 책임론이 거세질 경우 정계복귀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과거 17대 총선과 같은 탄핵바람이나 여당으로 프리미엄도 찾을 수 없는 최악의 조건에다 이명박 후보가 국정 과제를 수행할 힘을 줘야한다는 국정안정론이 확산될 경우 범여권의 총선궤멸론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총선 전까지 BBK특검이 남아있고, 보수진영도 이명박 이회창 등 다자구도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판세는 예측불허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텃밭서 참패...존립 기로
지난 19일 치러진 제17대 대선과 기초단체장 재.보선 결과 민주당이 텃밭인 광주.전남지역에서 참패해 향후 존립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범여권 후보 단일화 실패과정에서 당내 현역의원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들이 대거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태여서 구심점을 잃은 민주당의 진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대선 개표결과 이인제 후보는 전국적으로 1% 득표에도 실패했다. 이는 창조한국당이나 민주노동당에도 뒤지는 성적표다. 더구나 텃밭이라고 할수 있는 광주.전남지역에서도 고작1.07%, 2.37%를 얻는데 그쳤다. 12.19재보선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재보궐선거에 '올인'할 것을 강조해 왔지만 전남지역 3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무소속 후보에 밀려 모두 낙선했다. 광주시의원 선거구 2곳에서도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이인제 후보는 범여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5대5 지분을 내세우며 대선 완주를 고집했었다. 선거막판 현역 국회의원이 단식농성까자 해가며 후보단일화를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대선후보의 전국 득표율은 소숫점 이하에 그쳤고 당내 주요 인사들은 당을 떠나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적을 옮겼다. 대선과 재보선은 끝났지만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에는 대선패배 책임론과 인적 물갈이 논의가 불가피하다. 그 과정에서 무리한 대선 완주와 범여권 후보 단일화 실패라는 '원죄'를 안고 있는 민주당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현역 국회의원수는 고작 4명. 기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도 대거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적을 옮긴 상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과거처럼 광주.전남지역에서 중량감을 갖고 재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광주시의원과 전남도의원 상당수가 민주당을 지키고 있다는게 변수다. 대선이후 정계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